교통사고 사망보다 4.7배 많은 '이것'…"예방기금 조성을"

기사등록 2023/10/31 11:33:49 최종수정 2023/10/31 13:07:29

내년 총선 앞두고 자살예방 10대공약 제시

자살예방기금 5천억 조성해 자살률 낮춰야

"응급의료 및 복권기금·주류세 일부 활용을"

[서울=뉴시스]지난해 스스로 삶을 등진 사람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4.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예방기금 5천억 원을 조성해야 사회적 문제인 자살률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사진= 안실련 제공) 2023.10.3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지난해 스스로 삶을 등진 사람이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4.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예방기금 5000억원을 조성해야 사회적 문제인 자살률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자살예방포럼과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안실련)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3 국회자살예방포럼 제4차 정책세미나'를 열고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각 정당이 추진해야 할 정당 공약 10개를 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를 맡은 이윤호 안실련 정책사업본부장은 “2022년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OECD 평균(10.7명)에 비해 2.4배나 많고 비슷한 인구 구조를 가진 일본(16.8명)에 비해 1.5배 이상 많다"며 "특히 2022년 교통사고 사망자(2735명)에 비해 무려 4.7배나 많은 재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안실련에 따르면 국내 자살 대책 관련 예산 규모는 약 450억 원으로, 일본(8300억원)보다 18배 적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지난 2021년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2017~2020년) 자살 관련 출동 현황 자료를 보면 자살 관련 119 구조·구급 출동 건수는 6만6096건으로 하루 평균 36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990년대 우리나라보다 자살자가 훨씬 많았던 일본은 2006년 자살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2007년 총리실에 자살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전 부처가 힘을 합치고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협업해 자살률을 37% 낮췄다. 일본의 자살자 수는 2003년 인구 10만명당 27.0명까지 치솟았다가 2020년 16.8명으로 감소했다.

이 본부장은 “자살률을 효과적으로 감소 시키기 위해서는 구호나 말보다는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예산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살예방기금 설치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매년 교통범칙금, 과태료의 20%로 조성되는 응급의료기금 중 30%를 자살예방기금으로 조성하고, 연간 조성되는 복권기금(약 1.7조 원)의 10%,  연간 3조 원의 주류세 중 10%를 자살예방기금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본부장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하는 10대 공약으로 ▲자살예방법 개정으로 국가 책임 강화 ▲지역사회 자살예방 전문가 양성 ▲보건복지부 자살예방정책국 설치 ▲지자체·경찰관서에 자살예방 전담조직 설치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확대 개편 ▲응급의료기금 활용 ▲복권기금 활용 ▲주류세 자살예방기금으로 활용 ▲자살예방을 위한 지자체 재난교부금 우선 지급 등을 촉구했다.

이날 세미나는 양두석 안실련 자살예방센터장을 좌장으로, 김혜정 유가족과친구들 대표, 진방주 치유목회연구원장, 이범수 동국대학교 생사문화산업학과 교수, 변진흥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자문위원,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 교수, 육성필 서울심리상담대학원대학교 교수, 배미남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제2기 국회자살예방포럼은 하루 평 36명이 스스로 삶을 등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의원들이 소중한 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2020년 9월 창립됐다. 현재 여야를 막론한 59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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