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외무 "튀르키예와 관계 재평가"
에르도안 "이스라엘은 점령자…학살 자행"
"이스라엘은 서방 졸개…십자군 전쟁 조성"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이스라엘 정부가 튀르키예에 주재하는 자국 외교관을 철수시켰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전범으로 깎아내리는 등 비난 수위를 높였기 때문이다.
28일(현지시간) AP, AFP에 따르면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의 관계를 재평가하기 위해 외교관에게 귀국 명령을 내렸다"고 공지했다. 앞서 이달 초 이스라엘은 안보상 이유를 들어 자국 외교관을 튀르키예에서 철수한 바 있다.
해당 발표를 한 이유를 두고는 "튀르키예에서 점점 더 눈에 거슬리는 성명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모인 군중 앞에서 "이스라엘은 점령자"라며 "모든 국가는 자위권이 있지만 이번 사건에 정의가 어디 있나. 정의는 없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잔인한 학살이 벌어지고 있을 뿐"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가자지구에서 행보를 보고 이스라엘에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공식적으로 규탄하겠다고 발언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은 서방 세력이 해당 지역에서 자신의 권위를 공고히 하는 데 이용하는 졸개"라며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학살의 주범은 서방"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스라엘의 동맹국이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를 대립시키는 십자군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면서 "대화 요구에 귀 기울이라. 정의로운 평화에는 손해를 보는 사람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스라엘의 조치는 양국 외교관계의 경색과 나아가 단절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집권 이래로 팔레스타인을 향한 이스라엘 정부 행동에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내 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5일 가자지구의 하마스는 '테러 조직'이 아니고 '해방' 조직이라면서 이스라엘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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