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美·러 주도 '가자 결의안' 모두 채택 실패

기사등록 2023/10/26 06:45:11 최종수정 2023/10/26 07:37:29

미·러 유엔대사, 서로 결의안 제출 비난…"악의적" vs "정치적"

[뉴욕=AP/뉴시스]바바라 우드워드 유엔주재 영국대사가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오른쪽),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가운데)와 함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을 놓고 열린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10.26.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결의안을 거부하면서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해결하는데 또다시 실패했다.

25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의 결의안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재확인하면서도 국제법, 특히 민간인 보호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고, 가자지구에 절실히 필요한 원조를 제공하기 위해 '인도주의적 중단'을 촉구했다.
 
15개국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25일 실시된 투표는 찬성 10개국, 반대 3개국, 기권 2개국이었다. 러시아와 중국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에 이 결의안은 채택되지 않았다.

러시아의 결의안은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요구하고,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가자지구의 민간인과 민간 소유물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을 명확하게 비난했다. 표결은 찬성 4표, 반대 2표, 기권 9표였다. 결의안은 최소 9표의 찬성표를 얻지 못해 채택되지 못했다.

유엔 헌장에 따라 유엔 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할 책임이 있다. 하지만, 지난 주 러시아의 결의안과 브라질의 제안을 거부한 데 이어 25일 결의안 채택에 실패하면서 안보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조치를 취하는 데 있어서 분열·마비됐다고 AP가 지적했다.

[뉴욕=AP/뉴시스]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왼쪽)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분쟁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앞서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와 협의하고 있다. 2023.10.26.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는 몰타의 바네사 프레이저 유엔대사는 투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만약 두 결의안이 모두 실패한다면 타협안 초안을 작성하려고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악의로' 아무런 협의도 없이 문서(결의안)를 제출했다고 비난했다.

반면 바실리 네벤지아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결의안 초안은 이스라엘을 지원하기 위한 '정치적인' 제안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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