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지능형(AI) CCTV 인파감지 시스템 점검
면적당 인원수 자동 측정…감지되면 상황 전파
건대 맛의거리 입구 골목길서 '실전 대응' 훈련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다가오는 주말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시가 안전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이태원 참사 여파로 올해 핼러윈에는 홍대, 강남역, 건대입구 등으로 인파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5일 오후 광진구 건대 맛의거리를 찾아 지능형(AI) 폐쇄회로(CC)TV를 통해 이러한 위험 징후를 사전에 알리는 '인파감지 시스템'을 점검하고 나섰다. 이번 점검은 핼러윈 안전관리대책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됐다.
인파감지 시스템은 지능형 CCTV를 통해 단위 면적당 인원수를 자동으로 측정하고, 인파 밀집이 감지되면 자치구 재난안전상황실과 서울시, 소방, 경찰에게 상황을 전파·공유한다. 1㎡당 3명이 모이면 주의, 4명일 때는 경계, 5명이 밀집할 때는 심각 등으로 구분해 상황을 전파한다.
이날 점검에서 서울시와 유관기관은 인파감지 시스템을 통해 인파 밀집 위험단계를 '주의-경계-심각' 3단계로 구분하고, 밀집도를 높여가며 인파를 해산하는 실전 대응훈련을 실시했다. 이태원 참사 이후 건대 맛의거리 일대 9개 지점에는 지능형 CCTV 총 25대가 설치됐다.
훈련은 건대 맛의거리 입구 동일로22길 일대 좁은 골목에 60명의 시민이 밀집한 상황을 보고 지나가던 행인 2명이 119에 신고하는 시나리오로 시작됐다. 좁은 골목(30㎡)에 주의 단계는 1㎡당 3명(약 90명), 경계 단계는 1㎡당 4명(약 120명), 심각 단계는 1㎡당 5명(약 150명)이 밀집하는 상황으로 연출됐다.
골목에 약 90명이 밀집해 위험 단계가 '주의'에 이르자 광진구 재난안전상황실은 광진구 CCTV 통합관제센터에 연락해 인파 해산 방송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파감지 CCTV에 부착된 스피커를 통해 인파 해산 방송이 수차례 지속되자, 참여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해산했다.
약 120명이 밀집한 '경계' 단계가 되자 해산 방송과 함께 인근을 순찰하던 광진구 현장 대응조가 직접 나서 인파를 분산시켰다. 약 150명이 몰린 '심각' 단계에서는 광진구 인력뿐 아니라 광진경찰서, 소방서 인력까지 함께 투입돼 인파를 해산했다. 실제 심각 단계에서는 자치구뿐 아니라 서울시와 경찰, 소방에도 자동으로 경보 알림이 간다.
현장에서는 119를 통해 접수된 신고 내용이 서울시 재난안전상황실에 동시에 공유되고,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유관기관에 전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훈련에는 서울시, 광진구 외에도 광진경찰서, 광진소방서, 한국인터넷진흥원, 자율방재단, 대학생 등이 참여했다.
오 시장은 훈련에 앞서 인파감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현장에 마련된 대형 화면을 통해 시스템 가동 모습을 확인했다. CCTV 폴대에 설치된 비상벨의 작동 여부도 살폈다. 비상벨을 누르면 광진구 CCTV 관제실로 바로 연결된다.
앞서 시는 인파밀집 예상지역에 대해 행안부, 자치구,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합동 안전관리 추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당초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한 14개 지역에 행안부 대책 회의 이후 2개 자치구를 추가해 총 16개 지역에 대해 안전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핼러윈 기간 중 다중운집이 예상되는 지역은 익선동, 명동, 이태원, 성수동 카페거리, 건대 맛의거리, 신촌 연세로, 홍대, 발산역, 문래동 맛집거리, 샤로수길, 신림역, 강남역(강남·서초), 논현역, 압구정 로데오거리, 왕십리역 등이다.
시는 밀집 예상 지역마다 일방통행을 유도하고 차단골목 출입구에는 야광조끼를 입은 채 경광봉을 든 현장 안전관리 요원을 배치한다. 과도한 인파 밀집 시 탄력적으로 지하철 무정차 운행을 시행한다. 유관기관과 현장 합동상황실을 운영하고, 유사 시를 대비한 구급차 배치 등 응급 의료 지원에 나선다.
오 시장은 "앞으로 닷새 간 인파밀집 상황을 철저히 관리·점검할 것"이라며 "시·구 재난안전상황실에서도 철저히 현장 안전을 모니터링해 이번 핼러윈 인파밀집 상황에 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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