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김한길 친분설'에 설왕설래
인 "친한 사이" 김 "인사 개입 안 해"
당내 "대통령실 관계부터 정립해야"
공천 룰 손댈까…이번 주 발족 목표
[서울=뉴시스]하지현 최영서 기자 = 인요한 국민의힘 신임 혁신위원장의 역할론을 두고 여당 내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인 위원장과 대통령실 직속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의 친분설부터, 인 위원장의 혁신 범위에 내년 총선 공천룰이 포함되는지 여부를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지난 23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김한길 위원장과는 몇 년 전 (방송 프로그램) '길길이 산다'에 사모님(최명길)과 같이 출연해서 엄청 친한 사이다. 평소에도 전화를 매일 한다"며 김 위원장과의 친분을 드러냈다.
천하람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지난 22일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서 "(이번 인선이) 어떤 방향성과 의도를 가지고 된 카드가 아닌지 지켜봐야 한다"며 "(인 교수가) 얼마 전에도 국민통합위와 일을 같이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 교수 뒤에 김 위원장이 있느냐'는 질의에 "100%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며 "(인 위원장이) 대통령의 멘토라 여겨지는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정말 필요한 쓴소리나 불편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카드인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반면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인 위원장과의 친분설과 관련, 전날 취재진과 만나 "인요한 씨뿐만 아니라 누구도, 또 당의 어떤 자리에 대해서도 인사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 위원장과 자주 연락하는 사이인지 묻는 질의에는 "제가 방송하면서 (인 위원장을) 안 지가 4~5년 된다. 그동안 4~5번 정도 안부 전화를 주고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인 위원장과 김 위원장 사이의 친분설 등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혁신위 운신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의중대로 혁신위가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며 "위원장이 정치 현장을 모르면 소신이 있을 수 없다. 옆에서 주변 몇 사람이 이야기하면 편승하거나, 당 지도부가 시키는 대로 따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김 대표가 전권을 부여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당 대표 직속 위원회 같은 느낌이 든다"며 "혁신위의 동력을 만들려면 위원장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쇄신안을 과감하게 관철할 카리스마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당내 다른 초선 의원은 "여러 정치 내막이나 역학관계는 잘 모르실 것"이라면서도 "백지상태에서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당을 재편하는 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위원장과 김 위원장이 친한 게 무슨 상관인가. 지엽적인 문제고 사실관계도 확인이 안 된다"며 "결과를 봐야 한다. 혁신위가 잘 가동되면 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영우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인 교수가 히딩크의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성패가 달렸다"며 "용산과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얼마나 자율성·창의성을 갖느냐에 당의 혁신이 달렸다"고 평가했다.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인 위원장의 혁신 범위에 내년 총선 공천룰이 포함되는지 여부도 관심사다. 앞서 인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희생 없이는 변화가 (안 된다). 국민의힘에 있는 많은 사람이 내려와야 한다"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당내 한 중진 의원은 "혁신위의 역할과 범위가 안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공천룰을 얘기하는 건) 너무 빠르다"며 "당에 혼란을 줄 수 있다. 국민에게 어떤 모습을 보이고 대통령실과 어떻게 관계를 정립할지부터 이야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 위원장은 이번 주 위원회 발족을 목표로 혁신위원 인선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오는 26일까지 위원회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으로, 원내외인사를 포함해 7명 가량의 혁신위원이 꾸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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