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 식품업계 대표·고위 관계자 간담회
[서울=뉴시스]주동일 구예지 기자 = "올해 라면값 인상 계획은 없습니다. 그보다는 내년 사업을 준비 중입니다."
20일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주재로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만난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 얘기다.
농식품부는 16개 식품기업 최고경영자(CEO) 및 고위관계자들과 물가안정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삼양식품을 포함해 농심·오뚜기까지 주요 라면 기업 3사는 일제히 "올해 라면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차선웅 오뚜기 상무는 "라면 가격은 전혀 오르지 않는다"며 "작년에 한 번 인상을 했기 때문에 올해는 검토 중인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 역사 "올해는 가격 인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농심과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까지 '빅4'로 불리는 주요 라면 기업들은 올해 7월 물가 안정을 위해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기도 했다.
농심이 주력 제품 '신라면'의 가격 인하를 발표한 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등 대표 제품 가격을 내렸다. 오뚜기·팔도도 뒤따라 가격을 인하했다. 라면 업계가 가격을 내린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간담회에선 다른 식품기업들도 물가 안정에 동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광수 동서식품 대표이사 역시 추후 가격 인상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대답을 피하는 관계자들도 있었다. 김환석 매일유업 대표이사는 "오늘 간담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잘 듣고 가겠다"며 가격 인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을 피했다.
오충열 샘표 경영지원본부 상무는 원가 부담과 관련해 "앞으로 많이 아낄 계획"이라고 했다. 신정훈 해태제과 사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계속된 물가 안정 동참 요구 때문에 원자재 부담에도 가격 인상이 어렵다는 토로도 나왔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그간 기업에서 원가 부담과 관련해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크게 바뀐 것은 없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연말에 가격을 올리는 게 가능할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등 최근 변화된 대외환경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을 우려해 개최됐다. 한 차관은 식품 기업들에 물가안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식품기업들은 지난 9월 한 차관 주재 간담회에서 미국 등 수출국가를 대상으로 K푸드 로고를 확대하고, 원재료 수급 안정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한 차관은 "미국을 포함한 주요 수출국가 대상 K푸드 로고 상표 등록을 확대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홍보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식품기업의 수출 확대를 적극 지원하겠다"며 "조제땅콩 할당관세 적용도 기재부 등과 적극 협의하고 있으며, 감자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수입 검역협상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도 이러한 정부의 노력에 부응해 일부 원료 가격 상승에 편승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는 등 물가안정에 적극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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