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3선 이상 험지 출마론'에 비명계 경계
윤영찬 "누구만 뽑아서 험지 가라는 것 안돼"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차기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제기된 '중진 험지 출마론'에 벌써부터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3선 이상 다선 의원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가 나온 가운데, 중진이 다수 포진한 비명계선 기득권 인사부터 차출해야 한다며 경계하는 분위기다.
윤영찬 의원은 1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를 겨냥한 험지 차출론에 선을 그으면서도, 이재명 대표 험지 출마론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윤 의원은 비명계 험지 출마설에 "그게 그렇게 되겠나"라며 "어떻게 당이 여러 중진들 가운데 특정인 누구, 비명만 뽑아서 '너는 험지에 출마해라'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겠나. 아무런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험지 출마를 한다는 것은 당의 공천 과정에서 새롭게 쇄신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인데 그것이 쇄신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비춰질 리가 없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표 험지 차출론에 대해선 "본인도 당의 승리를 위해서 모든 걸 하겠다고 얘기를 하셨으니까 당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본인 스스로가 결정을 해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중진 차출론을 두고 계파 간 신경전이 이어지는 것은 여기에 다른 정치적 셈법이 깔려있다는 해석 탓이다.
원외 친명계 '더민주혁신회의'는 원내 중진들의 험지 출마를 지속적으로 압박해오고 있다. 혁신회는 지난 7월에 이어 9월 홍익표 원내대표 당선 직후에도 '중진 물갈이'를 공개 요구했다.
친명계 재선 김두관 의원도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당내 중진들이 충청·영남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에 헌신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 수록 '물갈이'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내 중진이 비명계에 다수 포진한 만큼 이 같은 요구는 결국 특정 계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비명계서 나온다. 단순히 선수가 아닌 기득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앞서 이원욱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기득권 순위를 놓고 본다면 이 대표가 험지 출마 1순위로 거론돼야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 대표는 성남에서 두 번 시장 하고, 경기지사를 했고, 그다음에 국회의원을 했고 바로 또 당대표를 하고 있다"며 "이 정도 기득권을 가진 사람은 당내에 없기 때문에 만일 불출마 또는 타지역으로 가는 것에 대한 선택을 한다면 1순위는 이재명 당대표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비명계 한 재선 의원도 뉴시스에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선당후사를 먼저 선언해야 (험지 출마론이) 확산될 수 있다. 그렇지 않는다면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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