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1주기 앞두고…이상민 책임론 공방
여 "정치 탄핵으로 5개월 업무 공백 초래"
야 "고위직 물러나는 게 정부 의지 표현"
[서울=뉴시스]하지현 임종명 고홍주 기자 = 여야는 10일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 기각 등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야당 주도로 추진된 이 장관 탄핵을 두고 "업무 공백을 초래했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은 "행정부 고위직들이 제대로 책임지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재난과 내치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의 장이 이유 없이 탄핵 당해 5개월 반 정도의 업무 공백 사태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장관을 향해 "다수당이 탄핵에 재미를 붙였는지 대통령도 탄핵한다, 국무위원도 탄핵한다 (하면서) 걸핏하면 탄핵을 들고나온다"며 "국정 공백을 초래했으면 (정당한 탄핵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억울한 탄핵이 맞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이 장관은 "탄핵은 헌법이나 법률 위반의 경우에 한정하고, 정치적인 이유는 해임 건의에 그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탄핵으로 무조건 권한이 정지되는 부분은 추후에 한 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왜 참사가 자꾸 반복되는지, 누구의 책임인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국회 책임은 없냐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행정부도 잘못이 있겠지만, 이를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한 국회는 잘못이 과연 없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예로 들며 "국회가 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것보다 어떻게 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면피할까에 전심전력을 다했다"며 "어떻게 여당만 되면 모든 수해는 제방 탓이고, 야당만 되면 인재인지 신기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은 이태원 참사 이후 이 장관 등 행정부 고위직이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각종 참사가 일어났을 때 윤석열 정부는 하위직 직원들을 죄다 구속해서 그들에게 책임을 물었다. 고위직은 하나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직후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했다고 막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했다"며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줬겠나. 희생자 유가족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에 우리나라에 대형 참사가 있었을 때마다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이 물러나거나 잘못을 구하고 국정 쇄신의 기회로 삼았다"며 "대통령이 물러날 수 없기 때문에 그 밑의 장관이나 국무총리가 경질되거나 사퇴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장관께서 이태원 참사를 국민에 죄인 된 심정으로 접근했으면 탄핵당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며 "미리 인력을 배치한다고 막을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다고 하니 국민과 정치권의 분노가 극에 달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 장관은 "책임의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크고 어려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교흥 행안위원장도 이 장관을 향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지 사태가 다시 벌어지지 않는다"며 "하급직만 재판받고 상급직의 책임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빠지니까 비슷한 재난 재해가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이 '여러 차례 (유가족에게 만남을) 제안했다'고 답하자, 김 위원장은 "진정한 사과와 책임 있는 자세가 없었기 때문에 안 만난다는 것"이라며 "재난 예방하겠다고 구구절절 말씀해도 이번에 재난안전통신망 예산도 삭감했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게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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