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팔레스타인 원조 중단 '내분'…오늘 외무장관 회의[이-팔 전쟁]

기사등록 2023/10/10 16:29:17 최종수정 2023/10/10 20:06:04

EU 집행위 '개발원조 중단' 발표 후 반대 목소리

EU의장·스페인·프랑스 등 "개발·지원 계속해야"

[가자지구=AP/뉴시스] 9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있는 한 사원이 이스라엘의 보복 공습으로 파괴돼 있다. 2023.10.10.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이후 팔레스타인에 대한 개발 원조 중단 여부를 두고 유럽연합(EU)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9일(현지시간) 가디언,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개발 원조와 인도주의적 지원을 중단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것은 하마스에 악용돼 긴장과 증오를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것은 EU 집행위원회가 팔레스타인에 대한 개발 원조 중단 의사를 밝힌 이후 나온 것이다. 가자 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 및 침투에 대응한 결정이었다.

올리베르 바르헤이 EU 지역사회 및 확장 담당 위원은 '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과 그 국민들에 대한 테러와 잔혹 행위 규모가 전환점을 맞았다"면서 "평소와 같이 사업을 할 수는 없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최대 공여국인 EU 집행위는 총 6억9100만 유로(약 9800억원) 규모의 전체 개발 포트폴리오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면서 ▲모든 자금 집행 즉시 중단 ▲모든 프로젝트 재검토 ▲2023년을 포함한 새로운 예산안 잠정 연기 ▲전체 포트폴리오 종합 재평가 등의 조치를 발표했다.

바르헤이 위원은 "이제 평화와 관용, 공존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증오와 폭력을 선동하고 테러를 미화하는 것은 너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오염시켰다. 우리는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민간인 보호를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미셸 의장의 발언은 바르헤이 위원의 발표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실제 바르헤이 위원 발표 이후 스페인과 프랑스,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이 원조 중단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도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자금 집행 중단은 모든 팔레스타인 국민들을 벌주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이 지역에서 EU의 이익을 훼손하고 테러리스트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유엔과 구호 단체,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의 봉쇄로 그렇잖아도 열악한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더욱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격을 받은 이후 가자 지구에 피의 보복을 하고 있다.

EU 외무장관들은 10일 팔레스타인 지원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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