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RPG'에 돈 몰리는 韓 게임 시장…MMO는 주춤

기사등록 2023/10/10 14:13:25 최종수정 2023/10/10 16:26:04

한국 시장서 RPG 매출 비중 57.5%…미국의 5배

스쿼드·방치형 RPG 매출 성장에 MMO 비중 축소

(사진 자료=센서타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이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RPG 장르가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은 일본·중국·미국을 압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근엔 한국 모바일 RPG 시장에서도 매출 지형도 변화가 감지된다. '리니지M'과 같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매출 비중이 줄고, 스쿼드 RPG와 방치형 RPG의 매출 비중이 성장하고 있어서 주목된다.

10일 글로벌 모바일 시장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전 세계 모바일 게임 장르별 매출 비중은 RPG 25.1%, 전략 20.1%, 퍼즐 12.9%, 카지노 11.8% 순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모바일 RPG 매출에서 한국 시장은 13.5%의 비중을 차지한다. 일본 34%, 중국(애플 앱스토어) 20.9%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점유율이다. 하지만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RPG의 매출 비중은 57.5%로 일본 47.8%, 중국 앱스토어 27%, 미국 11.3%보다 월등히 높았다.
 
국가별 전체 모바일 게임 매출에서 RPG가 차지하는 비중. (사진 자료=센서타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은 RPG 장르 위주로 형성되어 있다. 특히 MMORPG는 가장 높은 매출을 창출하는 RPG 하위 장르로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니지M', '나이트 크로우',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의 게임이 속한다.

그러나 최근엔 한국 모바일 RPG 게임 시장에서 MMORPG의 매출 비중이 약해지고 있다. 2019년 77%에서 올해 69.5%까지 줄었다. 반면 '승리의 여신: 니케', '쿠키런: 킹덤'과 같은 스쿼드 RPG와 '레전드 오브 슬라임', '세븐나이츠 키우기' 등 방치형 RPG의 매출 비중이 증가했다.

스쿼드 RPG는 다수의 캐릭터로 팀을 구성해 턴제 전투를 벌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방치형 RPG는 이용자에게 복잡한 조작 없이도 자동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재미를 제공한다.

스쿼드 RPG는 2019년 12.7%에서 올해 17.7%로 점유율이 증가하며 RPG 하위 장르 매출 비중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9년 전체 모바일 RPG 매출에서 1.7% 점유율에 불과했던 방치형 RPG는 올해 4.4%까지 점유율을 높이며 3위로 올라섰다.

한국 시장 연도별 RPG 매출 중 하위 장르 비중. (사진 자료=센서타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 스쿼드 RPG 시장은 '승리의 여신: 니케'가 주도했다. 스쿼드 RPG 시장뿐 아니라, 한국 전체 모바일 RPG 매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비 MMORPG로는 중국 게임 '붕괴: 스타레일'과 함께 유일하게 10위권에 진입한 타이틀이다.

센서타워는 "매출 상위권의 모든 스쿼드 RPG가 '캐릭터 컬렉션(수집)'을 메타 기능으로 도입하고, 신규 캐릭터 출시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이벤트로 스쿼드 RPG 매출을 견인했다"면서 "예를 들어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1월 1일 신규 캐릭터 '모더니아' 출시 후 일매출이 전일 대비 37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방치형 RPG 시장은 '레전드 오브 슬라임'이 이끌며 2019년 대비 매출 비중이 2.5배 이상 성장했다. 2022년 8월 초 첫선을 보인 '레전드 오브 슬라임'은 한국에서만 약 1000만 달러(약 135억원), 전 세계적으로 약 7700만 달러(약 1039억원)의 누적 매출을 돌파했다. 한국 방치형 RPG 시장 매출 1위 뿐만 아니라, 전체 RPG 매출 순위에서도 36위를 기록했다.

센서타워는 '레전드 오브 슬라임'의 글로벌 성공 요인으로 ▲슬라임이 돼 인간에 맞서 평화로운 숲을 지킨다는 매력적이고 독특한 스토리라인 ▲쉽고 간단한 게임 플레이로 진입 장벽을 낮춘 점 ▲효과적인 광고 전략을 꼽았다.

이어 "방치형 RPG 시장 성장에는 올해 7월 28일 출시된 신작 '개판오분전'의 괄목할 만한 성과도 큰 몫을 했다"며 "한달 여간의 매출만으로 방치형 RPG 매출 4위, 전체 RPG 매출 65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넷마블넥서스가 개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9월 6일 국내에 출시돼 이번 센서타워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구글 플레이 스토어 전체 게임 매출 2위에 오르며 또 다른 방치형 RPG 흥행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구글 매출 1위 이미지(사진=레벨인피니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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