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단체조직죄 등 혐의…26명 검거·14명 구속
3개국 연합조직 분업해 범행…마약 27.8㎏ 회수
말레이 조직원 검거로 필로폰 100㎏ 반입 차단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수백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의 필로폰을 국내로 대량 밀반입해 일부 유통한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3개국 국제연합 마약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죄 및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한국, 말레이시아, 중국 국적 조직원 총 26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14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중 2명은 국내 거점을 두고 활동하던 말레이시아 조직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한 필로폰 74㎏ 분량을 국내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한 번에 약 246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는 2200억원에 달한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조직이 제조·밀반입을, 한국과 중국 조직이 각각 운반·보관과 유통·판매를 맡는 등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필로폰을 제조한 말레이시아 조직이 나무 도마에 홈을 판 뒤 약을 숨기는 식으로 국내에 몰래 들여오면, 한국 조직이 밀반입 루트를 확보해 운반 및 보관 역할을 수행하는 식이다. 중국 조직은 이렇게 전달받은 필로폰을 유통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말레이시아 조직은 화물을 통해 들여온 필로폰을 직접 원룸 등 국내 거점을 두고 관리하며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말레이시아 조직 총책이 직접 제조한 필로폰을 일본, 대만, 홍콩 등에 유통하던 중 한·중 총책과 협력해 이 같은 범행을 꾸민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지난 7월 말 단순 투약자를 조사하며 필로폰 매수 과정을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다국적 범행을 포착, 지난 8월부터 전담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선적 대기 중이던 필로폰 100㎏가 국내에 유입될 뻔했으나 끝내 차단되기도 했다.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국내 거점을 두고 활동하던 말레이시아 조직원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필로폰을 국내 밀반입시킨 말레이시아 조직의 전모를 파악해 말레이시아 경찰과 공조할 예정"이라며 "한국 조직 총책을 비롯해 미검거된 조직원들을 조속히 검거하고 국내 유통 중인 잔여 필로폰 회수에 수사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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