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미군 투입 의도 없어"

기사등록 2023/10/10 08:31:47 최종수정 2023/10/10 08:38:06

"미군 인근 배치는 다른 세력 억제 목적"

"미국인 억류 아직 확실히 확인 안돼"

"이란 하마스 배후설은 직접 증거 없어"

[워싱턴=AP/뉴시스]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란과 헤즈볼라의 전쟁 범죄 등을 목격할 경우 미국이 참전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 군을 그 땅에 보낼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관해 긴급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2023.10.10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으로 시작된 무력충돌으로 10명이 넘는 자국민이 사망했으나, 미군을 보내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9일(현지시간) 온라인 브리핑에서 이란과 헤즈볼라의 전쟁 범죄 등을 목격할 경우 미국이 참전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우리 군을 그 땅에 보낼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전날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으로 알려진 제럴드 포드 항모를 이스라엘 인근으로 이동배치하고 전투기 편대도 증강했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다른 세력의 개입을 억제하기 위함이며, 이번 전투에 직접 개입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는 것이 백악관의 설명이다.

커비 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 군을 인근지역으로 보내라고 지시한 이유는 어떤 국가나 단체 등이 이번 사태를 이득을 취하기 위한 기회로 보지 않도록 억제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이스라엘에 머무르던 미국인 1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고, 아직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실종자도 다수다. 론 데르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가자지구 억류 인질 중에 미국인이 있다고 전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미국인이 하마스에 납치돼 억류돼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실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커비 조정관은 관련 질문에 "사실은 하마스가 (미국인들을) 인질로 잡고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말 그대로 매시간 실종된 미국인들에 대한 정보를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총 몇명이 행방불명 상태인지도 확실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일부가 그럴 수 있다는 암울한 가능성은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미국인들이 가자지구에 억류된 것이 확인될 경우 포로들을 구출하기 위한 작전이나 협상에 미국도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으로 보인다.
[가자지구=AP/뉴시스]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아메드 야신 모스크 잔해를 살펴보고 있다. 2023.10.10.

한편 이번 사태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이란이 일련의 공격에 직접적으로 참여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은 보지 못했다"며 기존 정부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하마스와 헤즈볼라 고위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란 안보 당국자들이 관련 회의에 참여하고 기습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커비 조정관은 "보도가 맞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사안을 조사 중이라고 답했다.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가자 지구에 있는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은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스라엘을 다소 옹호하는 듯한 답변을 내놨다.

커비 조정관은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면서 "어떤 측면에서 이스라엘은 공격의 규모와 범위 면에서 공격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서는 "이스라엘과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많은 가치와 이익을 공유한다. 그 가치 중 하나가 생명 존중이며, 하마스는 그런 존중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마스가 아닌 가자지구 시민들이 공격받고 있다고 기자가 재차 묻자 "누구도 무고한 시민들이 죽거나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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