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주, 결승서 6이닝 7탈삼진 무실점…대만에 패배 설욕
박영현, 4경기 5⅓이닝 8탈삼진 무실점…연일 호투 펼쳐
[서울=뉴시스]박윤서 기자 = 한국 야구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4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4연패에 더해 마운드에서의 수확도 컸다. 대표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부상한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증명했고, 불펜진의 필승 카드 박영현(20·KT 위즈)이 두둑한 배짱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문동주는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 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대만과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한국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야구 마운드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으로 주목받고 있는 문동주는 이번에 처음 성인 대표팀에 발탁됐다.
그러나 대표팀 공식 데뷔전이었던 지난 2일 대만전에서 선발 임무를 맡았으나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남겼다. 한국은 0-4로 졌다.
류중일호의 신뢰는 변함없었다. 코칭스태프는 문동주를 대만과의 결승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팀의 기대에 부응하듯 문동주는 설욕에 성공했다.
위력적인 투구가 대만 타선을 압도했다. 2회와 3회 그리고 5회를 삼자범퇴로 정리했고 2차례 고비가 있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점수를 헌납하지 않았다. 1회 1사 3루, 6회 1사 2루에서 후속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묶었다.
6회 2사 2루에서는 린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상대에게 흐름을 빼앗기지 않은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투수진 세대교체의 시작점이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끝으로 김광현(35·SSG 랜더스)이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양현종(35·KIA 타이거즈) 등 베테랑들에게 의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세대교체의 중심에 서 있는 문동주가 이번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하며 차세대 에이스임을 입증한 것이다.
불펜 마운드에서도 희망을 쏘아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박영현이 시속 150㎞가 넘는 묵직한 공을 연일 뿌려대며 이목을 끌었다.
박영현은 4경기에 등판해 5⅓이닝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고, 이날 대만과의 결승전에서는 8회 출격해 1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실점 없이 막았다.
박영현의 존재감이 가장 돋보였던 경기는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일본전이었다. 8회부터 마운드를 지킨 박영현은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일본 타자들을 꽁꽁 묶으면서 2-0 리드를 지켜냈다.
경기 후 류중일 야구 대표팀 감독은 "8회 박영현의 투구 수(10개)가 적었다. 구원 투수 중 박영현의 구위가 가장 좋다"며 강한 믿음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다소 아쉬웠지만, 한국은 검증된 기량을 갖춘 마무리 투수 고우석(25·LG 트윈스)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박영현이 셋업맨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해준다면, 고우석-박영현으로 재편된 필승조를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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