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의장' 맥헨리, 실질적 권한 행사는 제한적일 듯
유력 후보 아직 불분명…매카시는 의장직 재도전 안 해
'의장 해임 사태 주도' 82년생 게이츠에게도 이목 쏠려
미국의소리(VOA)는 3일(현지시간)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 사태와 관련, "(새로) 하원의장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정부 자금 관련 법안과 관련해 추가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미국 의회는 앞서 지난달 30일 연방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해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통과시켰다. 말 그대로 '임시'인 해당 예산안은 11월17일까지만 효력이 있으며, 그전까지 내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정부 셧다운을 막기 위한 45일짜리 임시예산안 통과는 이번 매카시 의장 해임의 시발점이 됐다. 예산 대폭 삭감을 주장하던 공화당 강경 우파가 매카시 의장의 임시예산안 합의에 반발해 표결을 추진한 것이다.
임시예산안 통과 여파로 의장 중도하차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하원에서는 일단 매카시 의장 측근으로 꼽히는 패트릭 맥헨리 의원이 임시 의장이 됐다. 그러나 권한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CNN은 맥헨리 의원이 현실적으로 하원 휴회 내지 회의 휴정, 차기 하원의장 선출 절차 진행 등의 권한만 갖는다고 전했다. 임시 의장인 그가 내년도 예산안 협상 등에 나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물론 하원 규정은 임시 의장과 관련해 "의장 선출 전까지 필요하고 적절하게 의장실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예산안 및 법안 처리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명확한 제약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맥헨리 의원은 매카시 의장 해임의 단초가 된 임시예산안 협상과 관련해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에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주도하기에는 당내 입지가 불안하다고 할 수 있다.
켈리 암스트롱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와 관련해 기자들에게 맥헨리 의원의 주 임무가 "새 의장을 구하게 해주는 것"이라며 그 이상을 하려 할 경우 역시 축출 움직임이 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예산안 협상 권한을 가질 새 의장이 언제 취임할지는 불분명하다. 양당 지도부가 새 의장 선출 절차 개시를 결정하더라도, 공화당 내부 분위기가 정리되지 않으면 많은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매카시 의장의 경우 지난 1월 선출 당시 무려 15차례의 투표를 거쳐야 했다. VOA는 공화당 내부에 현재의 상황으로 대중적 역풍이 불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혼란이 이어지리라고 내다봤다.
현재 공화당에서는 하원 당내 서열 2위인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차기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3인자인 톰 에머 원내총무도 역시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력한 후보로 간주되는 인물은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CNN에 따르면 매카시 의장은 이날 같은 당 의원들에게 의장직에 재도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의장 해임 주역인 맷 게이츠 하원의원에게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모습이다. 1982년생 젊은 정치인인 그는 2010~2016년 플로리다 주 하원의원을 거쳐 2017년 연방하원의원이 됐다.
이번 사태 전까지만 해도 중앙 정치인으로서 게이츠 의원의 존재감은 그다지 크지 않았다. 그가 지역구를 둔 플로리다는 공화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곳으로, 개인기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 곳이다.
그러나 그는 이번 표결을 앞두고 연단에서 "매카시 의장은 실패했다"라고 공개 비판하며 해임 분위기를 주도했고, 결국 이번 의장 해임 사태의 주역으로 꼽히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얻게 됐다.
그는 가결 이후 언론에서 이번 사태로 인한 이득이 무엇인지 묻는 비판성 질문이 나오자 "케빈 매카시보다 더 나은 하원의장을 갖게 되리라는 게 우리 국가가 얻는 이득"이라고 받아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게이츠 의원이 이번 해임 사태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의 팬층 사이에서도 해임 사태로 얻은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의문이 일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