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만의 값진 銅…김국영 "국대 16년·AG 4번 만에 첫 메달"

기사등록 2023/10/03 23:37:55

한국, 결선 38초74로 통과…한국 신기록 타이

"37년 만에 메달 처음 획득…이제 시작 같다"

은퇴 가능성 시사…"후배가 꾸준히 메달 따길"

[항저우=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 김국영(광주광역시청)이 3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 타이를 세우고 동메달을 차지한 뒤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3.10.03. ddingd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항저우=뉴시스] 이명동 기자 = "올림픽 출전, 세계 선수권 5회, 아시안게임 4번…메달은 오늘이 처음이다"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 타이를 세우고 동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37년 동안 자취를 감췄던 메달이 나온 순간이다.

한국 남자 단거리 계주팀은 3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주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38초74를 기록했다. 1위는 38초29를 기록한 중국, 2위는 38초44를 기록한 일본이 차지했다.

이정태(안양시청)를 시작으로 김국영(광주광역시청), 이재성(한국체대), 고승환(광주광역시청) 순으로 달렸다.

이번 기록은 2014년 오경수, 조규원, 김국영, 여호수아가 세운 한국 신기록(38초74)과 같았다. 한국이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메달을 획득한 건 1986년 서울 대회 3위가 유일하다.

경기 뒤 감정이 고조된 김국영은 "국가대표를 제가 올해로 16년째 하고 있다. 저는 잘 뛰는 선수가 아니라 운이 좋은 선수였다"라며 "올림픽 출전, 세계 선수권 5회, 아시안게임 4번. 정말 수두룩한 국제 경험에도 메달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2010 광저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부대를 밟은 김국영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를 거쳐 이번 대회에서 비로소 아시안게임 메달의 결실을 봤다.

김국영은 "진짜 힘들게 준비했다. 우리 4명은 대한민국에서 제일 잘 뛰는 선수 4명이 이어달리기를 한 것"이라며 "그 결과 37년 만에 메달을 처음 획득을 했다. 이제 시작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항저우=뉴시스] 이명동 기자 =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 고승환(왼쪽부터), 이재성, 김국영, 이정태가 3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선에서 한국 신기록 타이를 세우고 동메달을 차지한 뒤 취재진의 사진 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3.10.03. ddingdong@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제가 더 할지 은퇴할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의 이 동메달로 아시안게임 때마다 꾸준히 400m 계주에서 단거리에서 메달이 나왔으면 좋겠다"라며 "후배들이 항상 할 수 있다는 생각, 개인 종목에서도 (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하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꼭 홈팀 일본을 이기고 메달을 딸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감정이 북받친 김국영은 "이게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 조금 더 슬펐던 것 같다. 그리고 첫 메달"이라면서 "스타디움에서 태극기 휘날린 게 처음이라 정말 좋다"고 털어놨다.

김국영에게 바통을 넘긴 이정태는 "국영이 형이 은퇴 안 했으면 좋겠다. 국영이 형이 없었으면 메달은 힘들었을 것"이라며 "아시안게임 여러 번 출전하면서 노하우나 경험, 자신감까지 다 알려준 형이라서 솔직히 도움 정말 많이 됐다. 한 번만 더 같이 뛰고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기에서 바통을 김국영에게 넘겨받은 이재성은 "국영이 형이랑 같이 태극기를 같이 스타디움에서 흔들 줄은 (몰랐다). 꿈만 꿔봤는데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까 너무 좋아서 말이 잘 안 나온다"라고 말끝을 흐렸다.

마지막 주자 고승환은 "정말 경험이 누구보다 많아 후배들이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고 김국영을 묘사했다.

한국 신기록을 경신하지 못한 데에 김국영은 "항소해야 할 것 같다. 사실 38초73으로 끊긴 것 아닌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정태는 자신의 '죽마고우' 우상혁도 잊지 않았다. 그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오늘 금메달 보고 왔다"면서 "금메달을 따서 제 좋은 기운을 (우)상혁이한테 줘서 공동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우상혁은 오는 4일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 나서는 금메달을 노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ddingd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