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영토 밖 첫 회담…"미래의 EU 영토" 의의
보렐 "러·우 전쟁, 유럽인들에겐 실존적 위협"
美예산-슬로바키아 총선 등 서방 균열 위기
가디언,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EU 외무장관들이 현존하는 EU 영토 밖에서 만난 것은 처음"이라면서 'EU의 미래 국경 내'에서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19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러·우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강조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보렐 고위 대표는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옆에 서서 "이 전쟁은 전 세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면서 "어쩌면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유럽인들에겐 실존적 위협"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한 약속도 재확인했다. 그는 "오늘 회의는 EU의 미래 국경 내에서 열렸다"면서 "이것은 지지의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이른바 '평화 공식'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원, 특히 지속적인 군사 지원과 평화 노력, EU 가입 등 모든 측면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지에 균열이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미 의회는 지난달 30일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정지)를 피하기 위해 통과시킨 임시예산안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안을 쏙 뺐다. 이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시간이 많지 않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중단돼서는 안 된다"면서 공화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쿨레바 장관은 "미 의회 측과 대화를 나눴다"면서 "자금 지원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문제는 지난 주말 미 의회에서 일어난 일이 우발적인 사건인지, 시스템적인 것인지 인데 나는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미국의 지지가 무너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은 이것이 단지 우크라이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이것은 세계의 안전과 예측 가능성에 관한 것으로, 우리는 필요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렐 고위 대표도 "EU는 미국 동맹국 및 우방국들과 우크라이나 지원을 계속하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지난 주말 슬로바키아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의 야당 사회민주당(SD·스메르당)이 승리한 것도 우크라이나에겐 비보다. 스메르당 대표인 로베르트 피초 전 총리는 승리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스메르당은 지지율이 과반이 안 돼 연합정부(연정)를 구성해야 한다.
이와 관련 쿨레바 장관은 "슬로바키아 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 "선거 결과가 우크라이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엔 너무 이르다. 우리는 연정이 구성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CNN은 이날 회담에 외무장관을 파견한 국가는 27개 회원국 중 23개국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 라트비아와 스웨덴은 국무장관이, 폴란드와 헝가리는 차관이 현재 우크라이나에 있다고 한다.
폴란드는 최근 농산물 금수 연장 문제를 놓고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빚고 있다. 무기 지원 중단까지 선언한 상태다. 헝가리는 EU 내에서 친러시아 성향으로 분류되며,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도 소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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