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탄 mRNA…의료계 "암치료 패러다임 바꿀 기술"

기사등록 2023/10/02 20:49:58 최종수정 2023/10/02 23:32:03

코로나 백신 면역체계 작동 원리

암 적용해 재발 막고 예방 기대

[스톡홀름=AP/뉴시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 연구소 노벨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코로나19에 효과적인 mRNA 백신 개발을 발견한 카탈린 카리코 독일 바이오앤테크 수석부사장과 드루 와이스먼 미 펜실베이니아 의대 교수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2023.10.02.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전령RNA(mRNA) 백신 개발의 토대를 마련한 카탈린 카리코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과 드루 와이즈먼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교수가 올해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DNA의 유전 정보를 세포질 속에서 단백질을 합성하는 기관으로 전달하는 mRNA를 활용한 항암 백신 상용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의료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2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에서는 mRNA를 활용한 항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보여 이런 과정이 성공한다면 암 치료의 패러다임도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코로나19백신이 면역 체계를 작동시키는 원리를 암에도 적용할 수 있으면 재발을 막을 뿐 아니라 나아가 암을 예방하는 단계에도 이를 수 있고 mRNA 항암 백신은 개발이 빨라 맞춤형 백신 개발에도 적합하다"고 짚었다.

제갈동욱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도 "mRNA백신은 항암 백신, 다른 세균 및 바이러스를 위한 벡신 등에 대한 응용이 가능해 향후 인류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mRNA백신은 코로나바이러스 특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RNA형태로 만들어 투여하는 백신이다. 인체에 주입된 mRNA는 우리 몸의 세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특이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들게 된다. 우리 몸은 만들어진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게 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면역을 획득하게 된다.

mRNA백신은 기존 백신 제작에 소요되는 시간과 세포를 배양해 얻어야 하는 바이러스가 필요 없도록 만들어 시간과 비용을 크게 단축 시켰다.

mRNA백신 개발에 적용된 기술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감염병 뿐 아니라 암 극복이란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mRNA 백신 개발로 코로나19 극복의 돌파구를 마련했던 모더나는 미국 머크(MSD)와 함께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mRNA 기반 새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암 재발 위험을 44%나 낮췄다고 보고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최근 바이오엔텍은 로슈와 손잡고 대표적인 난치암인 췌장암 백신 연구를 진행했고,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환자 16명 중 면역세포인 T세포에 면역반응이 일어난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재발이 훨씬 적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다. 이 교수는 최정균 카이스트 교수와 함께  올해 '네이처 제네틱스'에 항암 백신 개발의 난제로 꼽히는 면역 반응성이 있는 신생 항원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하고, 항암 반응성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기술은 T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하도록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항원을 골라낼 수 있도록 했다. mRNA백신이 암세포를 정확히 타깃해 찾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은 셈이다. 항암 백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는 연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교수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장이 우리 세대 안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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