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히로시마 금메달리스트…작년 태국 감독 부임
"무에타이 유명한 태국서 레슬링 기초 이식"
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레슬링에서 동메달조차 한 번도 획득한 적이 없는 약체다.
김 감독은 지난해 3월 태국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역사상 첫 아시안게임 입상이라는 목표를 품고 중국 항저우에 입성했다.
김 감독은 1994 히로시마 대회 금메달리스트로 현역에서 물러난 후, 삼성생명 스포츠단에서 근무했고, 방송 해설위원, 대한레슬링협회 미디어정책이사 등을 맡았다.
지난해 대한체육회의 개발도상국 스포츠 발전 지원 사업에 참가해 태국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김 감독은 2일 "태국에선 전통 격투기인 무에타이가 가장 유명하다. 레슬링은 인지도가 높지 않은 종목"이라며 "기본기라는 게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태국 레슬링의 근간을 바로잡는다는 자세로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1년 만에 성과를 봤다.
태국은 올해 5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2023 동남아시아 경기대회(SEA게임)에서 10년 만에 레슬링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 1개, 은메달 5개, 동메달 6개를 땄다.
아시안게임은 훨씬 강한 경쟁력을 필요로 한다. 카자흐스탄, 이란, 일본, 한국 등 강호들이 즐비하다.
김 감독은 "욕심을 내지 않고, 천천히 처음부터 한다는 마음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성과에 얽매이고 싶지 않다. 최근 레슬링 기초와 트렌드에 맞춰 지구력과 체력에 초점을 두면서 서서히 경기력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가족은 모두 한국에 두고 떠나 태국 현지에서 호텔 생활을 한다. "혼자 지내보니 먹는 게 제일 문제인 것 같다"며 웃었다.
지원도 풍족하지 않다. 김 감독은 삼성생명 스포츠단에 근무하면서 맺은 인연으로 삼성전자 태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대표팀을 위한 세탁기, 냉장고, 건조기, 전자레인지 등을 지원받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노메달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선수들이 계속 강한 상대들을 만나서 느끼는 게 많아지면 점점 강해질 것이다. 장기적으로 지금은 그 과정에 있는 팀"이라고 했다.
레슬링은 오는 4일 일정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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