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 간담회…"한미동맹, 위협 좌시안해"
한중 정상회담 논의 속 미중 고위급 대화 지속 주목
美 대선 국면 본격화…셧다운 가능성도 '예의주시'
조 대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특파원 간담회에서 "동북아 지역 안보에 영향을 미칠 몇가지 상황이 주목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러북 무기거래 가능성 고조…"한미동맹 위험 좌시 안 해"
조 대사는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전시 군수물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러시아와 그간 소위 위성 발사에 계속 실패한 북한이 서로 거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우리 안보와 직결되는 심각한 도전"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3일 4년만에 회담을 진행하면서 북러가 군수품과 미사일 기술 등을 주고받을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양국 정상회담 후속 논의를 위해 내달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정황을 일찌감치 포착했으며 관련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사는 "한미동맹은 우리 안보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북한 위협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 평화에 중대한 도전임을 확실히 상기시키며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을 차단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호히 대응하도록 우방국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위협에 맞설 확장 억제 노력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며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등 모든 노력이 더해져 북한의 도발과 위협적인 불법행위를 효과적으로 억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윤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두고는 "복잡하게 얽힌 글로벌 위기 정세를 진단하고 국제사회의 확고한 연대를 통해 상생을 도모한다는 우리 정부 대외정책의 비전과 가치를 국제 무대에 분명히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한중 대화 국면…미국도 미·중갈등 '관리 모드'
한국과 중국 사이 정상회담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역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동북아 정세 변수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일중은 이날 서울에서 차관보급 회의를 열고 연내 한국에서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나 방한을 언급하는 등 한중 관계도 개선의 물꼬를 튼 분위기다.
우리 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미중갈등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인데, 미국 역시 중국과 관계 회복에 나선 상황이라 부담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시 주석은 내달 미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조 대사는 "지난주 몰타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뉴욕에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한정 중국 부주석이 만나는 등 미중 고위회담이 연이어 개최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중갈등 속에서도 5월 설리번 보좌관과 왕 위원의 비엔나 회담이후 계속 이어지는 미중 고위급 교류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조 대사 부임 이후 아직 주미 중국대사와 회동이 이뤄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중 대화 국면이 열리면서 미국내 한중 외교채널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美 대선 국면 본격화…후보자들 외교 방향 주시"
조 대사는 미국 국내 상황과 관련해서는 "대선 국면이 점차 본격화되는 추세"라며 "대선 동향을 주의깊게 살피며 양당 주요 예상 후보자들의 외교정책 방향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주미대사관은 미 의회의 내년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정부 '셧다운'(업무중지) 상황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국내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대사는 미국 상무부가 최근 발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에 대해서는 "미국에 투자하는 반도체 기업들에게 그간의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중국에서 운영 중인 공장의 정상 경영활동에도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 장비 등 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한 유예조치에 대해서도 연장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년간 유예 조치를 적용받았으나, 이는 내달 7일 만료된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예외조치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편 조 대사는 최근 미국 정부와 이란의 인질 교환 협상에 대해 "결과적으로 미국과 이란간 정치 현안과, 한국과 이란 관계 발전에 장애물이 됐던 해묵은 과제가 한미 공조 속에 동시에 해결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미국측은 우리 정부와 대사관에 특별히 감사를 표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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