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지, 여자 배영 200m 동메달…1998년 방콕AG 심민지 이후 처음
[항저우=뉴시스]김주희 기자 = "됐다!"
레이스를 마친 이은지(17·방산고)는 전광판을 확인하기도 전에 메달 수확을 확신했다. 꿈꿔왔던 메달을 획득한 그는 "됐다"는 생각에 활짝 웃었다.
이은지는 26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아쿠아틱 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수영 여자 배영 200m 결승에서 2분09초75를 기록, 3위를 차지했다.
2분07초58의 펑쉬웨이(중국), 2분08초70의 류야신(중국)에 이어 이은지가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출발부터 150m 지점을 통과할 때까지 줄곧 4위를 유지했으나 막판 스퍼트를 내며 3위로 치고 올라갔다.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이은지는 "잘은 몰랐지만 4, 5등 안에 들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3등 안에 들어와 진짜 너무너무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순위 확인도 전에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록도 2분09초대가 나왔더라. 정말 너무 감동적이고, 지금까지 힘들었던 걸 보답 받은 느낌이라서 진짜 너무 기쁘다"고 말할 때는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한국 여자 배영은 그동안 아시아 무대에서 좀처럼 힘을 내지 못했다.
한국 여자 배영의 아시안게임 200m 입상은 1998년 방콕 대회의 심민지(동메달)가 마지막이다.
2006년생인 이은지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일이다.
오랫동안 끊겼던 메달의 맥을 이은지가 이었다.
"25년 만에 메달을 땄다는 건 처음 들었다. 25년 진짜 너무 길었다"며 웃은 뒤 "여러분, 제가 깼어요"라며 감격해했다.
사실 이은지는 대회 직전이던 지난달 초저온 회복처치기(크라이오 테라피·Cryotherapy) 치료를 받다가 동상 진단을 받았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을 한참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에 당한 부상에 좌절할 법도 했지만, 이은지는 씩씩하게 털고 일어났다.
이은지는 "다친 건 이미 지난 일이라 어쩔 수 없으니 최대한 회복에 집중하려고 했다. 다시 열심히 훈련을 했더니 극복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은지의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배영 100m와 혼성 혼계영 등을 더 남겨두고 있다.
"힘들지만, 그래도 값진 메달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보다 10배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다"며 "많이 기대해달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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