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실적 풍향계 '마이크론'…'바닥' 확인할까

기사등록 2023/09/27 06:00:00 최종수정 2023/09/27 10:24:02

美 마이크론, 실적 발표에 메모리 업계 관심 쏠려

마이크론, 中 리스크에도 전분기보다 매출 성장 전망

삼성·SK하닉, 실적 눈높이 하향 중…4분기는 개선될 듯

[버지니아=AP/뉴시스]지난해 2월 1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 메모리 반도체 대기업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입구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이고 있다. 2023.04.01.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메모리 업황이 바닥을 짚고 반등의 전기를 마련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마이크론은 27일(현지 시각) 회계연도 기준 2023년 4분기(6~8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이 범용 제품인 D램, 낸드플래시를 모두 생산하기에 사업 구조가 같은데, 회계 기준 상 실적 발표 시기가 한 달가량 빨라 업계에서는 실적 '풍향계'로 통한다.

이번 마이크론 실적의 관전 포인트는 적자 누적 중인 메모리 업계 실적이 반환점을 돌았는지다.

마이크론은 전 세계를 덮친 소비 부진 여파로 최근 3분기 연속 적자가 누적되며 위기를 맞았지만, 전 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재고 조정 효과 가시화로 인해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다만 이후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정부가 무역 보복에 나서며 중국 내 판매를 일부 금지하고, 중국 시장 소비 회복세 지연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3분기 실적 전망은 '안개 속'이다. 중국 시장은 마이크론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한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이 이번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같은 분기 대비 40.9% 감소한 3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한다. 전 분기 매출(37억5200만 달러) 대비 소폭 증가하는 것이다.

또 전 분기에 발표된 마이크론이 예고한 자체 전망치(37억~41억 달러)에도 부합하는 수준으로 짐작된다. 아직 수요 회복세가 더디지만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급 전환 기대도…삼성·SK하닉 4분기 실적 개선 전망
여전히 메모리 업황에 대한 의구심이 크지만, 일각에선 갈수록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퍼진다.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는 최근 "(메모리의) 공급이 타이트해지고 있다. AI(인공지능)이 궁극적으로 메모리의 불균형적인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메모리 사이클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는 낸드 플래시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적지만 회복이 끝나가고 있어 영업이익을 과도하게 떨어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3개월 평균 추정치)는 이달 초 3억141억원 수준에서 최근 2조5324억원까지 내렸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1조6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두 기업 모두 D램에서 반도체 사업 적자를 축소하며 전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될 것으로 분석됐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반등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여겨진다. 메모리 업계는 수요 부진 상황에서 수급 균형을 맞추기 위해 감산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D램 등 일부 제품은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 제품 가격에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다. 또 AI 반도체 시장 확대로 고부가가치 D램을 중심으로, 수요 업체들이 재고 비축에 나서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는 4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전망"이며 "향후 반도체 출하 증가에 따른 재고 감소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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