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사브르 개인전 오상욱, 선배 구본길 꺾고 金
구본길, 아시안게임 사브르 개인전 4연패 무산
남자 펜싱의 오상욱(27·대전광역시청)이 선배 구본길(34·국민체육진흥공단)의 아시안게임 개인전 4연패에 제동을 걸며 자신의 첫 번째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오상욱은 25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구본길에게 15-7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오상욱은 자신의 두 번째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첫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구본길은 아시안게임 개인전 4연패 도전에 실패했지만 후배의 우승을 지켜보며 자신의 금메달 못지않게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구본길은 "경기 후에 (오)상욱이에게 '아시안게임 개인전 첫 금메달을 축하한다. 고생한다'고 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했다.
구본길에게 이번 대회는 특별하다. 여러 기록이 걸려 있다.
2010 광저우 대회, 2014 인천 대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개인전 4연패에 도전했다.
구본길은 "4연패를 못하면 많이 아쉬울 줄 알았지만 한국 선수끼리 했다. 다 끝난 기분이다. 4연패가 쉬운 게 아니지 않느냐"며 "도전 자체만으로 큰 영광이다. 나를 칭찬하고 싶다. 후련하다"고 했다.
이어 "자카르타에서 딴 금메달보다 오늘 은메달이 더 기쁘고 후련하다. 그때는 상욱이에게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 상욱이를 정말 축하한다"고 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구본길은 "결승전까지 올라오면서 많은 고비를 넘겼는데 예선부터 준결승까지는 긴장을 했다"며 "하지만 결승에 와서 (오)상욱이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마음이 좀 편했다"고 했다.
둘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결승에서 금메달을 두고 다퉜다. 당시 구본길이 오상욱에게 극적인 1점 차 승리를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년 사이 훌쩍 성장해 형을 뛰어넘은 동생은 "이제 아시안게임 두 번째 무대인데 (구본길의) 3회 연속 금메달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나는 엄두도 안 난다"며 구본길에 대한 존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자카르타에선 긴장을 많이 했다. 경기 이후에 후회가 많았는데 오늘은 지더라도 내 기술을 다 하고 지자는 생각으로 했다"고 보탰다.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오른쪽 발목이 꺾이며 인대가 파열됐다.
오상욱은 "크게 다친 적이 있다. 회복할 시간이 없었는데 팀에서 자신감을 많이 심어줬다. 할 수 있다, 잘한다는 식으로 도와줘 자신감을 찾았다"며 "이번에 좋은 플레이를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잘한다는 생각으로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둘은 사브르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3연패를 위해 힘을 모은다. 구본길은 단체전 금메달로 통산 금메달을 6개로 늘릴 수 있다.
구본길은 "상욱이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했다.
오상욱은 "형에게 금메달을 안겨주고 싶다.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위해서 형이 금메달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구본길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게 된다면 (다음) 나고야 아시안게임에 가고 싶다. 다른 종목에서도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할 수 있겠지만 (나고야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서 이름을 남기고 싶다. 그때 개인전에선 이번처럼 욕심을 내지 않겠다"며 웃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은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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