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지 기자 =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을 지낸 성철(1912~1993) 대종사의 가르침이 담긴 ‘선림고경총서’ 전권이 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전자책으로 공개된다.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스님이 25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성철 종정예하 열반 30주기 기념행사 기자간담회에서 '선림고경총서'에 대해 "성철큰스님은 옛 조사 스님들의 말씀 가운데 참선을 위해 가장 요긴하다고 생각되는 저서 30여종을 가려내 번역토록 하시고 그 이름을 '선림고경총서'라 지어 주신 바 있다"고 소개했다.
1984년부터 번역이 시작됐다. 1987년 선문의 소의 경전에 해당하는 어록을 한 권으로 묶은 '선림보전'이 출간됐고 연차적 불사를 통해 1993년 '벽암록' 상중하 3권을 발행함으로써 '선림고경총서' 전 37권이 완간됐다.
백련선서간행위원회의 명의로 진행된 이 사업에는 봉선사 월운 큰스님, 성철 큰스님 문도인 원융스님과 원영스님, 한학자 이창섭 옹, 송찬우 중앙승가대 교수, 박완식 전주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교정과 윤문에는 신규탁 연세대 교수, 이인혜 동국역경원 역경위원이 맡았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1987년 가을 백련불교문화재단과 도서출판 장경각이 설립됐다, 준비기간 포함 10여 년에 걸쳐 번역, 윤문 교정, 편집 제작, 배포에 총 20여 억 원이 투입됐다.
원택스님은 이번 선림고경총서 전자책 제작에 대해 "선림고경총서도 옛날에는 사람들이 책을 사 보니까 책을 찍을 수 있지만 지금은 인터넷으로 나 핸드폰으로 다 볼 수 있다"며 "책을 전산화하는 시대가 되니 종이책 값어치도 떨어졌다"고 밝혔다.
"문도들과 스님들이 의논해 큰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선림고경총서를 종이책으로 그만 만들고 대신 인터넷 성철넷으로 들어오면 마음대로 내려받을 수 있고 자기 마음대로 볼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하자고 선언하게 됐다"며 "큰스님의 선림고경총서 37권을 대중에게 무료로 공개하니 불자들에게 열심히 선을 닦아달라고 부탁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선림고경총서 전자책은 성철 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이 시리즈를 출간하게 된 스님의 취지를 살려 성철스님 열반 30주기 일인 오는 11월3일 성철넷에 무료로 공개될 예정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성철 큰스님 열반 30주기 맞아 큰스님의 수행과 사상을 조명하는 학술 세미나, 학술상 시상 등 다채로운 추모 행사를 마련한다.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와 성철사상연구원은 오는 10월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성철스님의 불교 인식과 현대적 적용'을 주제로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박태원 영산대 교수가 '퇴옹은 왜 돈오점수를 비판했을까?'를, 신규탁 연세대 교수가 '성철 선사의 선 문헌 속에 인용된 경전과 어록'을, 김광식 동국대 교수가 '성철 법맥의 재인식'을 주제로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강경구 동의대 교수가 ''선문정로' 문장 인용을 통해 본 성철선의 특징'을,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가 '성철스님의 수좌형 리더십의 사회적 영향력 분석'을, 동아대 김명우 교수가 ''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성철의 팔식설 고찰'을 각각 발표한다.
이어 제6회 퇴옹학술상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퇴옹학술상은 성철 큰스님의 수행 정신을 계승해 한국 불교학의 발전을 위해 백련불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의 주관으로 시상해 오고 있다.
이번 수상자로는 교리 부분에서 '마하빠자빠띠의 출가와 비구니교단의 성립」'이란 논문을 발표한 도민스님과 응용 부분에서는 '현재 심사정 필 '보납도(補納圖)'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신광희 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 연구교수가 각각 선정됐다.
그밖에 콘텐츠 제작 공개, 4일4야 4만8천 배 참회기도와 추모 다례 등 다양한 추모행사도 진행된다.
재단은 지난1993년 성철큰수님의 삶과 수행을 다룬 5부작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불교계 여러 큰스님과 사회 저명인사 등 15명 인터뷰 자료를 담은 동영상 34개를 유튜브에 업로드하고 있다.
추모행사는 오는 10월28일 성철스님 사리탑전에서의 3000배로 시작된다. 4일4야 동안 4만 8000배 참회법회가 오는 10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해인사 백련암 고심원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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