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소녀만 메달 안줘"…아일랜드 체조협회 인종차별 논란

기사등록 2023/09/25 17:40:00 최종수정 2023/09/26 13:46:18

소셜미디어서 논란 커지자 1년6개월 만에 사과

협회, 母에게 편지 보내…"고의 아닌 실수"

(서울=뉴시스) 아일랜드 체조협회(GI)가 주관한 대회에서 한 시상자가 흑인 소녀에게만 메달을 수여하지 않아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은 지난해 3월에 열린 대회 시상식에서 메달을 받지 못해 당황하는 흑인 소녀. (사진=X 갈무리) 2023.09.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리 인턴 기자 = 지난해 3월 아일랜드 체조협회(GI)가 주관한 대회에서 한 시상자가 흑인 소녀에게만 메달을 수여하지 않아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체조협회는 1년6개월 만에 소녀의 가족 측에 공식으로 사과했다.

23일(현지시간) 인권운동가 모하마드 사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메달을 받지 못한 어린 흑인 소녀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다"며 "그녀에게 관심을 달라"는 글을 영상과 함께 올렸다.

영상에는 시상식에서 동료들과 함께 서 있는 한 흑인 소녀가 자신만 메달을 받지 못하자 당황하는 모습이 담겼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사진작가, 코치진 등 대회 관계자들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여러 체조 선수를 비롯한 유명인들이 흑인 소녀만 메달을 받지 못한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아일랜드 체조협회를 향한 비판이 거세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아일랜드 체조협회가 대중의 비난에 직면하고 나서야 소녀의 가족 측에 공개적으로 사과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녀의 어머니는 가디언지와의 인터뷰에서 "대회가 열린 직후 공개 사과를 요구했는데 체조협회는 그저 개인의 일이라고만 이야기했다"며 "지난해 시상자가 장문의 사과글을 협회에 전달했는데, 나는 받지 못했다. 협회는 왜 사과문을 나에게 보여주지 않았는지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중이 사건에 관심을 보이자 1년이 훨씬 지난 인제야 사과를 받았다"며 "사과 편지에 인종 차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협회의 평판만 신경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체조협회 측은 "고의가 아닌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흑인 소녀가 경기장을 떠나기 전에 바로 메달을 수여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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