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무기제공 중지는 우크라 국민을 순교자로 만들어"

기사등록 2023/09/24 22:41:26

폴란드의 우크라 무기지원 중지 결정을 언급한 듯

"우크라에 무기를 주느냐 마느냐와 관련된 입장은 아니다"

[AP/뉴시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중해 지역 추기경들과의 마르세유 회동을 마치고 24일 로마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로마 카톨릭의 프란치스코 교황은 23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제공의 거부가 우크라 국민들을 '순교자'로 만들고 있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교황은 이틀 간 프랑스 마르세유 방문을 마치고 로마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가진 대화와 질의응답 중 이같이 말했다고 CNN이 24일 전했다.

당시 교황은 "몇몇 나라들이 무기를 주지 않거나 주려다 거둬들이고 있는데 여기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순교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고 이는 추한 일"이라고 말했다.

CNN은 교황의 이 발언이 폴란드가 우크라 곡물 수입 금지를 둘러싸고 우크라와 갈등을 빚자 '더 이상 우크라에 무기 제공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를 열성으로 지원하고 지지했던 폴란드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우크라의 내륙수출 경로의 곡물이 중도에 싼값에 폴란드 내에서 팔리면서 농부들의 정부 비난이 높아지자 이 같은 급격한 입장 전환을 했다.

교황은 또 여태껏 우크라에 무기를 제공해왔던 나라들이 이를 보류하는 행위를 '패러독스'라고 지적하고 이로 해서 우크라 국민들이 계속 '순교 당한 국민'이 된다고 말했다.

패러독스는 말과 행동이 서로 맞지 않는 '자가당착'이나 언듯 일리 있어 보이나 자기모순의 결론에 이르는 '역설' 등을 의미한다.

"무기를 밀반입하고 밀수하는 자들은 이런 행위에 대한 대가의 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우크라 국민 같은 순교 당하는 사람들 덕분에 계속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교황의 발언에 대한 설명을 요청 받고 바티칸의 마테오 브루노 대변인은 교황이 우크라에 계속 무기를 제공하느냐 아니면 이를 중지하는냐에 관해 어떤 입장을 취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러기 보다 "무기 산업이 낳은 나쁜 결과를 살핀 것으로 교황이 언급한 '자가당착, 역설 (패러독스)'은 무기를 불법 거래한 자들은 이런 선택적 행위에 대해 처벌이나 대가를 치른 적이 없는 반면 순교자처럼 억울한 죽음을 당한 우크라 국민 같은 사람들로 해서 돈을 번다"는 의미의 발언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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