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시인 김소연이 5년 만에 여섯번째 시집 '촉진하는 밤'(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이미 i는 잠들었고/나는 i 몰래 i 없는 시를 쓰러 갔다" ('머리말' 중)
시집에는 전작 'i에게'에 이어 다시 한번 소문자 i가 등장한다. 이번 시집에선 그간 보여줬던 풍경의 너머, 내면 깊은 곳에 자리한 자아인 i마저 모르는 더 깊어진 어둠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 극단이 끝이 아닌 이어짐 속에 있음을 깊어가는 밤으로 드러낸다.
시집에서 강조된 '밤'은 곧 "온갖 주의 사항들이 범람하는 밤에게 굴하지 않는다"는 시인의 의지이기도 하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단 여섯 권의 시집을 펴내면서 시인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극에 달한 내면이 기댈 곳('극에 달하다'), 한낮의 빛 뒤에 어리는 그림자를 만나는 곳('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사람의 울음을 이해하는 자의 순교의 자리('눈물이라는 뼈')로 이끌면서 김소연은 한없이 작아진 자신의 극에 달한 내면 속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시를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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