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국가서 5%·10% 증설 제한' 초안 유지
中겨냥 조치…美상무부 "국가 안보 지킬 것"
韓 "안보 우려 없는 정상 경영은 보장될 것"
미 상무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 최종안을 발표했다.
반도체법에 따라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이른바 '우려 국가'(countries of concern)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장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우려국가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인데, 실질적으로는 반도체 기업들이 상당수 진출해 있는 중국을 단독 겨냥한 조치로 평가된다.
상무부는 보도자료에서 "해당 법령은 (보조금) 수령일로부터 10년 간 우려 국가에서 첨단 설비의 반도체 생산능력의 물질적 확장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확장의 기준이 가드레일 규정의 최대 관심사였는데, 지난 3월 발표한 초안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28나노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legacy chips)는 10% 이상이 확장 기준으로 명시됐다.
한국 정부는 초안 발표 이후 업계 의견을 반영해 첨단 반도체의 생산 능력 확장 기준(5%)을 2배로 늘려달라고 상무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무부는 "기존 법안은 기업들이 제한된 상황 가운데 우려 국가에서도 범용반도체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지만, 오늘의 규정은 반도체 목록을 국가 안보에 중요한 것으로 분류해 더 엄격한 제한을 받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지정한 반도체에는 양자 컴퓨팅, 방사선 집약 환경 및 기타 특수 군사 능력에 사용되는 최신 세대 노드 칩 등 미국 국가 안보 요구에 중요한 고유 특성을 가진 칩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반도체 목록은 국방부 등과 협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바이든 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는 미국과 동맹국·파트너들의 기술 리더십을 확장하는 것"이라면서 "가드레일은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고 미국이 향후 수십 년 간 앞서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법은 근본적으로 국가 안보 구상이며, 이런 가드레일은 미국 정부 자금을 받는 기업이 우리의 국가 안보를 훼손하지 않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글로벌 공급망을 강화하고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 초안 발표 이후 상무부와 소통을 지속해온 산업통상자원부는 참고자료를 통해 "미국 반도체법상 인센티브 수령 조건인 중국 내 설비확장 제한기준이 최종 확정돼 안보적 우려가 없는 정상 경영활동은 보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해당 설비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85%가 중국 내수용 최종 제품으로 활용되면 확장 규모의 제한이 없고, 국가안보상 민감한 기술품목에 대한 공동연구 등은 제한되지만 안보 우려가 없는 활동에는 예외가 적용된다고 한다.
초안에서는 1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중대한 거래'로 규정했으나, 최종안에서는 금액 기준이 사라졌다. 대신 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기준을 정하도록 변경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생산능력 측정기준(웨이퍼 투입량)을 월이 아닌 연 단위로 변경하고, 현재 구축 중인 설비는 상무부 협의를 통해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상무부는 42개 주에 걸친 반도체법 보조금 신청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의 500건 이상의 관련 문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또 보조금 사전신청, 전체신청 100건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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