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벤허'가 세 번째 시즌으로 4년 만에 돌아왔다. 주인공 벤허의 굴곡진 삶 속에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 세트와 남성미를 뽐내는 군무 등으로 볼거리가 풍성한 작품이다.
유대의 귀족 벤허가 로마의 장교가 되어 돌아온 친구 메셀라와 오랜만에 재회하며 극이 시작된다. 메셀라는 유대의 폭도 소탕을 도와달라고 하지만, 벤허는 이를 거절한다.
귀족에서 노예로 전락했다가 기사회생한 벤허의 여정을 따라 이야기가 전개된다. 로마 군함을 구현한 배의 단면은 물론 로마 왕궁, 노예시장, 지하 묘지(카타콤) 등 무대 배경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눈길을 끈다. 해적에게 공격 당해 바다에 빠진 로마 사령관을 벤허가 구해내는 수중 탈출 장면은 영상을 활용해 바다 속으로 들어간 듯한 생생함을 전한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앙상블이다. 전원 남성으로 구성된 앙상블들은 파워풀한 에너지와 빈틈없는 안무를 선보인다. 로마 병사들의 화려한 깃발 군무를 비롯해 전투 장면 등 곳곳에 배치된 군무가 극에 힘을 싣는다.
초연부터 내리 출연해온 박은태와 박민성은 캐릭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끌어간다. 각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고스란히 담아낸 노래 가사들이 드라마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번 시즌엔 벤허의 솔로곡 '살아있으니까'가 새롭게 추가됐다.
박은태는 복수와 슬픔, 연민 등이 교차하는 벤허의 여러 감정을 오가며 섬세한 호소력을 발휘한다. 박민성은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비뚤어진 권력욕을 가진 메셀라의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벤허 역은 박은태와 함께 신성록, 규현이 새롭게 합류했고, 메셀라 역은 박민성과 이지훈, 서경수가 맡았다.
1880년 발표한 미국 작가 루 월러스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왕용범 연출과 이성준 작곡가가 함께한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11월1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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