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심현섭이 출연해 고민 상담을 받았다. 이날 심현섭은 모친이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느라 15억원 빚을 졌다고 밝혔다. 개그맨이 된 후 30대 후반에 그 빚을 다 갚고, 그 이후 12년 동안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심현섭은 "간병이 아닌 감금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 때문에) 하루에 구급차를 두 번씩 탄 적도 있다. 그런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간병하다가 병원에서 5번이나 도망쳤다"고 떠올렸다.
이어 "어머니가 입, 퇴원을 5년 반복하고 나머지는 다 병원 생활을 하셨다"며 "솔직히 병원에 계신 것이 더 편했다. 입, 퇴원할 때는 불안했다.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오다가 끊기기라도 하면 더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심현섭은 "솔직히 말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게 서로에게 편하겠다 싶었다. (간병하는) 자식이라면 그게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고 했다.
심현섭은 "어느 날은 어머니가 허리에 욕창이 생겼다. 성인용 기저귀를 채워드리는데 허리가 아프니까 어머니가 계속 돌아봐서 원상 복귀가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 세 번 정도 그러니까 짜증 나서 기저귀를 던졌는데 벽에 어머니 용변이 그대로 묻어서 나와버렸다. 딴 데 가서 놀아야지 했는데, 싸한 느낌이 있었다. 다시 병원으로 들어갔더니 수간호사가 '이게 정상이다. 간병인 써야 한다'고 권유했다. 물티슈로 벽에 묻은 용변을 닦으면서 눈물이 왈칵 났다. 그 이유가 맨날 코에 연결된 호스로 똑같은 게 들어가니까 (용변이) 잘 닦인다. 냄새조차 안 났다.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그게 서러웠다. 참 쉽지 않았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현섭 씨처럼 간병이 오래 지속될 경우 '간병 번아웃'을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간병하는 가족이 제2의 환자가 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고 진단했다. "이 과정에서 어떤 마음이 생기냐면 아픈 가족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어떤때는 너무 지치게 되고, 환자에게 짜증을 낸다. 현섭씨가 기저귀를 벽에 던진 것처럼 말이다. 짜증을 낸 다음에는 미안함, 죄책감이 따라온다. 아까 현섭씨 말에 저도 울컥했다"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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