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유엔총회 첫 직접 연설 "러, 식량·에너지를 무기화"'(종합)

기사등록 2023/09/20 04:01:17 최종수정 2023/09/20 05:46:06
[뉴욕=AP/뉴시스]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 총회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3.09.19.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제78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세계 식량 공급을 무기화했다고 비난했다고 CNN, 가디언 등이 보도헀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직접 연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지난해에는 사전 녹화한 연설을 UN에 보냈다.

그는 "탄약과 군사 장비 외에도 러시아는 식량 공급과 같은 다른 많은 것들을 무기화하고 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항구 도시와 인프라가 러시아의 늘고 있는 공격의 타깃이 돼왔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식량 가격을 무기로 삼고 있다"며 "그 영향은 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서 식량 부족을 무기화하려는 시도는 점령한 영토의 전부는 아니더라도 일부에 대한 인정을 대가로 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흑해곡물협정을 탈퇴하자 우크라이나가 자국 식품을 세계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임시 해상 수출 통로를 개설하는 것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폴란드, 슬로바키아, 헝가리가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입에 자체 제한을 가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언급하면서 "정치적 연극으로 결속을 표현한 유럽의 우리 친구들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로부터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러시아 배우를 위한 무대 마련을 도왔다"고 언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원자력을 무기화하고 있다"며 "신뢰하기 힘든 원전 건설 기술을 퍼뜨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발전소를 더티밤(dirty bomb·더러운 폭탄)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러운 폭탄’이라는 뜻의 더티밤은 재래식 폭탄으로 방사성 물질을 퍼트린다.  폭발력은 핵무기에 못 미치지만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물질을 퍼트리기 때문에 피폭자는 물론 피폭 지역을 장기간 오염시킨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어린이 집단 유괴 사건을 예로 들며 러시아는 '위험한'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수만 명의 아이들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러시아에 납치됐다가 나중에 추방된 수십만 명의 아이들에 대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국제형사재판소는 이 범죄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우리는 아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 이 어린이들은 우크라이나를 증오하도록 배우게 될 것이며, 가족들과의 모든 유대관계가 깨질 것"이라고 경고한 그는 "이것은 분명 대량학살"이라고 규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평화 공식을 논의하기 위해 '세계 평화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유엔 총회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평화 공식의 개요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20일에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며, 140여개 국가와 국제기구가 이 공식을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평화 공식이 세계화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사용했던 모든 형태의 무기화를 해결할 솔루션과 조치를 제시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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