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병철·박정천 등 군 핵심인사 포함
건설 담당 박훈 부총리도 수행단에
당국자 "회담, 오늘 아니면 내일 유력"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12일 통일부는 조만간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러 정상회담에서 위성 등 군사협력 분야뿐 아니라 노동자 송출 문제도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가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관련 기사 사진을 바탕으로 수행단 면면을 분석한 결과 이처럼 관측된다고 말다.
이 당국자는 "리병철 당 비서, 박정천 군정지도부장, 최선희 외무상, 오수용·박태성 당 비서,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장, 김명식 해군사령관, 박훈 내각부총리,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등이 확인됐다"며 "환송장에선 김여정과 현송월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2019년 방러와 비교할 때 군사분야 담당자들이 많이 수행하고 있다"며 "과학경제를 담당하는 오수용 비서와 과학교육을 담당하는 박태성 비서가 동행한 것으로 볼 때 위성 분야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2년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탄약고가 바닥난 러시아에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넘기는 대신 핵추진 잠수함·정찰위성 등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당국자는 "박 부총리는 건설을 담당한다"며 "혹시 노동자 송출 논의가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대표적인 사업 분야다.
2017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북한 해외 노동자를 24개월 내 전원 송환하도록 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제재에 반해 북한 노동자들을 계속 수용해 국제사회 비판을 받아왔다.
박 부총리는 여명거리 건설을 현장에서 지휘했으며 건설건재공업상을 지내다가 2021년 부총리로 승진했다.
북한과 러시아가 전날 사전 예고한 북러 정상회담은 이날 아니면 다음날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통일부는 예측했다.
당국자는 "가까운 전례를 보면 2019년 4월24일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고 25일 정상회담하고 26일 (북한으로) 돌아왔다"며 "비슷한 일정을 따른다고 보면 회담은 오늘 아니면 내일이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담 장소에 대해선 "4년 전에는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이었다"며 "그 곳에서 동방경제포럼(EEF)이 개최되고 있고, 그 외의 장소는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EEF를 계기로 일련의 비공개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12일에는 EEF 본회의에서 연설한다.
러시아가 EEF에서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진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극동연방대가 아닌 장소, 더 나아가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당국자는 "(김 위원장이) 일대일 양자 간 정상회담은 했지만 다자 간 회담에 참석한 적은 없다"며 "다자회담에 참석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관리하기 어려운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김정은 의전에 차질이 생길 여러 우려로 인해 다자회담은 기피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탄 전용열차가 앞서 새벽 러시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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