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동향, 전년 대비 3.4% 올라
소매가 요동치면서 전통시장도 차차 영향
"사과·배 등 주요 성수품 저온 피해 결과"
지난 8일 오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
포도와 사과, 배 등 제철 과일이 청과상 앞에 진열되면서 계절의 변화와 다가오는 명절 분위기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출하 시기를 맞은 샤인머스켓과 머루가 곱게 포장된 상자에 담긴 채 옮겨지는가 하면, 명절을 앞두고 시장에 나온 붉은 빛 홍로와 황금 빛 배가 손님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손님들은 북적이는 시장통에서 청과상을 옮겨다니며 최근 가격 상승폭이 큰 것으로 알려진 사과와 배의 가격을 일일이 물어봤다.
한 청과상은 사과 6알이 담긴 소쿠리를 2만 원에 부르는가 하면 시장 깊숙한 곳에서는 10알이 담긴 소쿠리를 같은 가격으로 매기기도 했다. 배도 3알 한 소쿠리 1만 원을 부르는 곳이 있는 반면 4알을 2만 원에 부르는 등 각양각색이었다.
한 손님은 사과가 담긴 소쿠리로 손을 뻗어 가장 붉은 색 사과를 집어 들더니 껍질 곳곳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사과를 내려놓고도 한동안 머뭇거리던 이 손님은 상인에게 '반 소쿠리는 안 파느냐'고 물었다.
손님들은 추석을 3주 앞두고 열린 5일장에서 명절 물가 상승 폭을 체감했다. '지난 해 추석 직전 당시보다 대부분 1000~2000원 가량 올랐다'고 입을 모으며 얇은 지갑에서 지폐 한 장을 더 꺼내는 것을 주저했다. 상인들도 손님들이 꺼낸 지폐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손해보는 장사'라고 하소연했다.
요동치는 전통시장 물가의 배경은 최근 발표된 통계청 분석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보다 3.4% 올랐다.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이중 과일 물가는 1년 전보다 13.1% 상승해 지난해 1월(13.6%) 이후 최대 오름폭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전년 대비 사과(30.5%), 귤(27.5%), 복숭아(23.8%), 딸기(20.0%), 수박(18.6%), 밤(16.3%), 참외(10.6%), 파인애플(10.6%) 등 순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20대 성수품에 드는 사과, 밤 등 가격의 오름폭이 크다.
차례상에 주로 오르는 사과(홍로)의 소매가는 광주 양동시장 기준 10개 2만 9100원으로 전년(3만 1200원)보다 낮지만 도매가는 상품 10㎏기준 7만 7600원으로 전년(4만 9480원)보다 2배 가까이 비싸다.
배(원황) 소매가도 3만 2500원을 기록, 평년 2만 6375원을 훌쩍 넘은데 이어 도매가는 상품 15㎏ 기준 5만 3600원으로 전년(4만 3800원)보다 1만원 가까이 올랐다.
농식품부는 올해 3월부터 이어진 저온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 누적과 병충해로 주요 과일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상품과 비율도 낮아 도매 가격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고 파악 중이다.
정부는 추석 물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20대 추석 성수품 가격을 작년보다 5% 이상 낮은 수준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추석 명절까지 주요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국민들의 체감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14만 9000t의 성수품을 시장에 공급한다.
10일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급안정 대책반을 구성해 품목별 공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매일 점검하고 있다"며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농축산물 수급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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