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무대본 콘텐츠 성공 비결로 더빙·자막 현지화 성공 꼽아
"충분한 사전 제작 기간으로 무수한 대화 번역에 공 들일 수 있어"
넷플릭스는 지난 5일 자사 뉴스룸에 '피지컬: 100', '솔로지옥'과 같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리얼리티·버라이어티 예능 시리즈 성공이 더빙과 자막의 맞춤형 현지화 투자 덕분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더빙·자막 작업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자 전 세계 동시 공개 이전에 한 시즌 전체 촬영을 완료한다고 말했다. 이에 "방영 날짜에 임박해 촬영과 편집이 끝나서 다양한 언어의 현지화 과정을 진행할 여유가 없던 기존 제작 방식과는 달라졌다"며 "현지화 팀 번역 품질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무대본 콘텐츠 특징인 무수히 많은 대화를 현지 문화에 맞게 정확히 번역해 냈다는 게 넷플릭스가 꼽은 무대본 콘텐츠 글로벌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김민영 아시아태평양 지역(인도 제외) 콘텐츠 총괄 부사장(VP)은 "무대본 콘텐츠의 경우 유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려면 콘텐츠를 제작한 나라의 문화적 맥락과 언어적 뉘앙스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 출연자의 목소리 더빙을 같은 성우가 일관되게 담당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유기환 콘텐츠팀 디렉터는 "지속성과 일관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더빙된 목소리가 달라지지 않도록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언어 기반 현지화뿐만 아니라 시각적이고 비언어적인 세밀한 행동도 중요시 여긴다며 그 예로 '피지컬: 100'과 '솔로지옥'을 들었다.
넷플릭스는 '피지컬: 100' 촬영 당시 200대의 카메라가 모든 참가자의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치는 표정도 놓치지 않고 포착했다고 말했다. '솔로지옥'의 경우도 "한국 로맨스 리얼리티 시리즈에서는 출연자들이 마음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데이트할 때 손도 잡지 않기 때문에 바디랭귀지(몸짓)의 미묘한 변화 하나하나를 담아냈다"고 전했다.
유 디렉터는 "한국 시청자들은 출연자들 대화를 듣고 사소한 몸짓 하나까지도 관찰하며 그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하고 싶어 한다. 우리는 항상 현지 시청자들을 먼저 만족시키려고 노력한다"며 "현지 시청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면 다른 문화적 뉘앙스에 매료되는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도 사랑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의 이러한 아시아 무대본 콘텐츠 투자 효과는 이전과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피지컬: 100'은 공개 당시 한국 버라이어티 시리즈로는 최초로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TV 부문(비영어권)에서 1위에 등극했고 82개국에서 톱 10 진입 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아시아태평양 지역 넷플릭스 회원 4명 중 3명이 리얼리티·버라이어티 예능 시리즈를 시청했다. 넷플릭스는 오랫동안 아시아 국가들의 무대본 콘텐츠가 국외에서 큰 인기를 끌지 못했는데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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