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홍범도 장군의 독립운동 활동 자체는 존경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홍 장군이 독립운동을 하던 중인 1927년 소련에서 공산당에 입당한 것도 사실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맞다"고 대답했다.
최 의원은 "육사는 장교를 양성하고 배출하는 군사교육기관"이라며 "홍 장군의 일생을 인정하고 독립군으로 투장한 것을 인정해야하지만 육사 입장에선 김일성이 불법 남침을 했다는 건 다 알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육사 1기생들은 입교를 해서 25일 만에 전투를 겪고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은 독립투사로 인정되지만 공산당에 입당해서 소련으로부터 지원을 받았는데 어떻게 우리 육사가 홍 장군의 형상을 그 안에 존치할 수가 있겠느냐"고 했다.
최 의원은 "북과 주적관계로 있는 우리가 홍범도라는 이름의 잠수함을 가지고 적과 대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총리는 "(홍 장군이) 독립에 기여한 부분은 국민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사회의 정체 관점에서 볼 때 거기 계시는 게 합리적인지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문제가 제기돼 육사가 계획을 만들고 집행하려는 과정에 있다"고 설명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게 "홍범도 장군 흉상을 둘러싼 논란이 있는데 다들 맥락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 같다"며 "일본이 거의 만주를 석권하자 수많은 독립군들이 불가피하게 소련 영토로 들어가 독립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독립군들이 소련 영토를 발판으로 만주에서 일본과 싸우려고 했을 때 소련군들은 독립군의 무장해제를 요구했다"며 "홍 장군은 볼셰비키의 무장해제를 받아들인다. 반면 김좌진 장군 등 독립군들은 무장해제를 거부했고, 소련은 그들을 죽였다"고 말했다.
이어 "육사 생도들은 장래 우리나라 대한민국 군대를 이끌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나중에 홍 장군같은 딜레마에 처할지도 모른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겠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우리 생도라면 당연히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야한다"고 말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홍범도 장군을 모욕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최 의원은 "저렇게 역사를 모르는 사람들이 소리를 친다"며 "홍 장군은 무장해제를 받아들였다. 반면 무장해제를 거부하고 자유시에서 참변을 당하고 끝끝내 만주에 들어와 싸운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홍범도 장군의 독립 행적을 우리가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육사생도들에게 어떤 리더십을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광주광역시가 추진하는 정율성 기념공원에 대해 언급했다.
권 의원은 한 총리에게 "정율성이란 사람이 어떤 분이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음악에 자질있는 분으로 중국에 귀화해 중공군의 군가를 반들었고 북한 인민군의 군가를 만든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발전시킨 사람만이 기념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이 세상의 어떤 나라도 침략자를 국민의 혈세로 기념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육사 교육과정에서 6.25 전쟁사를 필수 과목에서 선택과목으로 변경했다"며 "또 문 전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북한 정권에서 국가검열상까지 지낸 공산주의자 김원봉을 국군의 뿌리라고 추켜세웠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그런것들이 대한민국의 헌법 질서인 자유민주주의를 조금이라도 훼손한다면 절대로 국민들이 받아들여선 안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은 홍범도 장군의 흉상논란은 독립운동가의 희생정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독립유공자 후손이라 밝힌 설훈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와 육사는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해서 이전한다고 한다"며 "이는 명백하게 대한민국 헌법을 파괴하는 것이고 자랑스러운 우리 독립운동의 역사와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우리는 홍 장군님의 독립운동 업적을 부인하지 않는다"며 "다만 여러 논란이 있는 요소도 있다. 제가 알기로는 육사에서 사관학교의 정체성, 생도 교육에 부합한 교내 기념물 재정비 계획을 추진하고 이에 일환으로 이런 내용들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육사와 국방부의 판단이라고 하는데 제가 볼 때는 대통령의 판단 같다"며 "홍 장군은 1943년에 순국했고, 한국전쟁은 1950년에 발발했다. 어떻게 한국전쟁과 홍 장군을 연결 시킬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홍 장군은 1927년에 소련 공산당에 입당했다"며 "그것도 고려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 역사적 평가인데 무엇 때문에 홍 장군을 공산당으로 매도하면서 흉상을 철거까지 하느냐"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국민들께서 홍 장군님의 여러 업적과 평가를 잘 하실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설 의원은 이어 친일 논란이 일어난 백선엽 장군에 대한 질의도 이어갔다.
설 의원은 "현 정부 들어 국가보훈처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적힌 걸 파내는 거였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엔 백 장군을 친일반민족행위자라고 규정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 그걸 파내고 육사 홈페이지에 백 장군 찬양 웹툰을 올려놨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백 장군님이 6.25 때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는 과정에서 수십 개의 훈장을 받으시고 대내외적으로 평가받은 문제에 대해 의원님도 동의할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설 의원은 "백 장군이 6.25 때 공을 세운건 이해하지만 그 이전에 백 장군이 독립운동가들을 토벌하고 학살한 건 아느냐"며 "알면서도 침묵하는 거냐"고 물었다.
한 총리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상반되는 학설과 주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설 의원은 "육사 홈페이지에는 대한독립군 총사령관 홍범도 장군은 공산당으로 폄훼하고 친일 반민족자(백선엽)는 찬양하고 있다"며 "이게 바로 극우 뉴라이트의 본색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연찬회에 가서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고 주장했는데 극우 뉴라이트 이념이 대한민국 이념이 돼야하느냐"고 했다.
한 총리는 "의원님의 '윤석열 정부가 극우 뉴라이트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는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유례가 없는 경제 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했다는 역사적 평가를 기반으로 이를 수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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