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로부터 영업 정지 2개월 처분받은 업자 행정소송 승소
법원 "원재료 효능 소개 불과, 과대광고 단정 영업 정지 위법"
"질병 치료·예방에 효과있는 의약품으로 혼동할 우려도 없어"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곡물 가공품 원재료의 일반적인 효능을 소개한 업자에게 과대광고를 했다고 단정해 영업 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에 효과가 있는 의약품으로 오인·혼동할 광고가 아닌데도 지자체가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잘못 적용했다는 취지다.
광주지법 제2행정부(재판장 장찬수 부장판사)는 전자 상거래 소매업·즉석 판매 제조 가공업자 A씨가 전남 여수시장을 상대로 낸 영업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간식 판매 누리집에 곡물 가공품(수제 그래놀라) 광고를 게시했다.
광고엔 '주재료 귀리를 이용해 구워낸 시리얼 형태입니다. 달아도 해롭지 않은 천연 감미료인 유기농 100% 단풍나무 수액을 사용하고 견과류와 각종 말린 과일들이 들어가 있어 두뇌 발달과 심장병 예방에도 좋습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수시는 허위·과대광고 민원을 제기 받고 조사해 A씨에게 영업 정지 2개월(지난해 12월 26일~올해 2월 23일) 처분을 내렸다.
여수시는 '심장병 예방에도 좋다'는 광고 문구를 문제 삼았다. 질병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인식할 우려가 있어 식품 표시 광고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A씨는 "주재료인 단풍나무 수액, 견과류, 말린 과일의 일반적인 효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하다"며 영업 정지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여수시의 재량권 남용을 인정,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식품 광고로서 한계를 벗어나 의약품으로 혼동·오인하게 하는 것인지는 사회 일반인의 평균적 인식을 기준으로 법 적용 기관이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광고 일부 문구만 고려하는 게 아니라 광고의 전체적인 체제, 문제 되는 문구가 광고에서 차지하는 비중, 그러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거래의 상대방이 의약품으로 오인·혼동케 할 우려가 있는지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광고는 제품의 종류·재료, 맛있게 먹는 방법, 주문 방법, 효능 등에 관한 전체적인 광고의 일부다. A씨가 행하는 가공의 내용은 단풍나무 수액을 사용해 원재료인 귀리, 견과류, 말린 과일들을 구워낸 뒤 포장하는 정도로, 가공품이 원재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장병 예방'이라는 표현은 원재료의 약리적 효능에 따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에 불과해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광고가 심장병의 범주에 포함되는 세부적인 질환은 언급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평균적 인식을 가진 사회 일반인이 특정 질병의 치료·예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여수시의 영업 정지 처분은 사유가 없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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