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보다 5.6% 증액…정부 총지출 증가율 대비 2배
직불금 3.1조·청년농 농지매입 1.7조·양곡매입 1.7조
女농업인 특수검진 3배 확대…청년농·新산업 육성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내년 농림축산식품 분야 예산이 올해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18조3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 총지출 증가율(2.8%)과 비교해 두 배 수준 증액한 것으로, 긴축재정 기조 하에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면서도 농림축산식품 분야 투자에 재원을 아끼지 않았다.
각종 직불금 규모가 확대되거나 새롭게 지급하면서 직불금 예산을 3조원 넘게 반영했다. 쌀값 안정과 농가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매입단가를 인상했다.
지속가능한 농업의 미래를 위한 청년농업인 육성 지원 예산도 3000억원 넘게 확대하고, 첨단기술을 활용한 푸드테크·반려동물연관산업 등 신산업 육성 예산도 늘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올해 대비 5.6%(9756억원) 증가한 18조3330억원 규모로 편성했다고 29일 밝혔다.
농림축산식품 분야 예산은 꾸준히 증액되고 있다. 내년에는 정부 총지출 증가율이 올해(5.1%)의 절반 수준인 2.8%에 그쳤지만 농식품 예산은 전년대비 5.6%나 증가했다.
2020년 15조원7743억원이던 농식품 예산은 코로나19 위기에도 2021년 16조원(16조2856억원)을 넘었고, 2022년에는 16조8767억원으로 2년 연속 4000억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17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내년에는 1조원 가까이 껑충 뛰며 18조원을 넘어서게 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이상기후 등 국제 식량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원자재 등 공급망 불안이 가중됐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식량안보 강화와 농가 소득·경영안정, 재해 예방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자한다. 디지털 전환을 앞당기고 푸드테크·그린바이오 등을 포함한 신산업과 함께 농업 미래를 이끌 청년농업인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강혁석 농식품부 기조실장은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적정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집행·성과 부진 사업, 관행적·현금성 지원사업 등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했다"며 "그간의 예산편성 관행을 해소하고, 민간·지자체와 역할 분담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우선 농가 소득과 경영안정망 확충과 함께 농업·농촌의 공익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직불예산을 대폭 늘렸다.
소농직불금을 120만원 내년에는 130만원으로 인상하는 등 기본형 공익직불금을 2조6335억원 규모로 편성했다.
수입보장보험 품목을 기존 7개에서 10개 품목으로 확대하고, 예산은 3배 이상 증액한 81억원을 반영했다. 경관보전직불제를 확대(99억원→168억원)하는 것뿐 아니라 탄소중립프로그램(90억원)과 농지이양 은퇴직불제(126억원) 등도 새롭게 도입한다.
농촌 취약계층 복지지원도 강화한다.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 대상을 올해 9000명 수준에서 내년에는 3만명(43억원)으로 대폭 늘린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농촌 주민 대상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도 12만명(32억원) 규모로 시작한다.
쌀 수급 균형과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밀·콩 등 주요 곡물의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지원책도 확대한다.
밀가루를 대체할 새로운 식품 원료로 각광받는 가루쌀은 재배면적을 5배(2000㏊→1만㏊) 확대하고, 전문생산단지와 관련 예산도 3배 이상 늘린다. 가루쌀 실용화를 위한 제분·유통비용과 원료구매자금 융자도 지원한다.
밀 수매비축과 계약재배 물량을 확대하고, 콩은 전문생산단지 확대와 수매비축단가를 인상한다. 국산 밀과 콩을 활용한 제품개발 등도 새롭게 지원한다.
널뛰듯 하는 쌀값을 안정시키기 위한 예산은 4000억원 이상 대폭 늘렸다. 정부 양곡매입량을 40만t에서 45만t을 확대하고, 매입단가는 정부가 약속한 80㎏기준 20만원 수준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3000억원 늘어난 1조7124억원으로 증액해 적극적인 수급 안정 대책을 지원할 예정이다.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자금·주거·농지 등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스마트농업 확산과 푸드테크·그린바이오 등 신산업 육성 기반을 구축한다.
청년농업인영농정착지원 대상을 5000명(943억원)으로 확대하고, 비축농지 매입도 2500㏊(1조700억원)로 늘린다, 창업형 스마트농업단지 2곳(300억원)을 새롭게 조성해 창업 지원도 강화한다.
푸드테크 연구지원센터 3개소를 새로 구축하기 위한 초기 사업비도 편성했다. 그린바이오첨단분석시스템과 반려동물 연관산업 복합연구단지를 조성하는 사업도 신규로 반영했다.
장마와 폭염, 태풍, 우박 등 농업재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안전 관련 농업생산기반시설 투자를 확대했다. ▲노후 수리시설 개보수(6132억원) ▲저수지 퇴적토 준설(430억원) ▲30년 이상 노후 배수장 성능 개선(198억원) ▲배수시설 확충(4535억원) 총 1조8159억원 규모다.
농작물재해보험을 73개 품목으로 늘려 관련 예산도 5126억원을 반영하고, 재해대책비도 3000억원으로 증액하는 등 재해 피해 농가 지원도 강화했다.
K-푸드 열풍을 기폭제 삼아 농식품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농가·판매조직 지원(946억원)과 농기자재·지능형농장(스마트팜) 등 전후방산업 수출 지원(66억원) 예산도 늘렸다.
공적개발원조(ODA)도 대폭 확대해 개발도상국 대상 쌀 식량원조 물량을 10만t(1120억원)으로 두 배 늘리고, K-라이스벨트(123억원)와 중고농기계 지원(10억원) 등도 추진한다.
강 실장은 "내년도 예산이 농업인과 농업·농촌 현장의 고민거리를 해소하면서 미래성장산업으로서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회 예산심의와 집행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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