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유동성 위기로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진 중국 부동산 개발사 헝다그룹(恒大集團)은 2023년 1~6월 상반기 330억 위안(약 5조985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고 상해증권망과 이재망(理財網) 등이 28일 보도했다.
매체는 헝다그룹이 전날 발표한 상반기 연결결산을 인용해 3년 연속 이 같은 반기 최종적자를 냈다고 전했다.
그래도 작년 상반기 663억 위안보다는 적자폭을 절반이나 축소했다.
헝다그룹은 지난달 17일 뒤늦게 공표한 2021년과 2022년 결산에서도 2년 계속 최종손익이 합산해서 5800억 위안 적자를 보았다.
올해 상반기 결산까지 합치면 2년6개월 동안 누적 적자액이 6149억 위안(111조6351억원)에 달한다.
적자를 팽창시키는 건 주택 용지 등 개발용 부동산 평가액이 계속 하락하기 때문이다.
상반기에는 21억 위안의 평가손을 계상했으며 전년 동기에 비해 10억 위안 늘어났다.
2021년과 2022년 결산에서도 2년간 3800억 위안 가까운 평가손을 계상했다.
헝다그룹 부채 총액은 2조3882억 위안(약 433조4583억원)으로 2022년 말보다 2% 감소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처럼 막대한 채무초과를 해소할 수 있는 전망이 서지 않고 있다.
1~6월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 증가한 1281억 위안에 이르렀다. 과거에 계약한 물건이 완공해 인도되면서 매출로 계상했다.
다만 경영부진이 표면화하기 전인 2020년 상반기 매출액 2700억 위안에는 여전히 훨씬 미치지 못했다.
헝다그룹은 지난 17일 미국에서 연방파산법 15조 적용을 신청했다. 소송과 압류를 회피하면서 미국 안에 있는 자산을 보호 가능해 28일 열리는 옵쇼어 채무 재편 협의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속셈이다.
25일에는 홍콩거래소에 28일부터 거래 재개를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선 헝다그룹 외에도 비구이위안 등 많은 부동산 개발사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부동산 판매 1위인 비구이위안은 2023년 상반기에 450억~550억 위안 최종적자를 낸다고 예상했다.
부동산업은 관련 산업을 포함하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그만큼 부동산 시황 부진이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기에 금융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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