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쿠팡플레이…SKT-지상파 방송3사 연합 OTT 따돌린 비결은

기사등록 2023/08/23 06:00:00 최종수정 2023/08/23 06:16:05

쿠팡플레이, 웨이브 제치고 티빙과 격차 좁혀

스포츠 콘텐츠+쿠팡 멤버십 장점 앞세워 성장가도…"장르 다양화"가 숙제

[서울=뉴시스] KISDI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장 자주 이용한 OTT는 유튜브로 다음은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 순으로 집계됐다. (사진=KIS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 쿠팡플레이의 성장세가 무섭다. SK텔레콤과 지상파방송 3사 연합 OTT 웨이브를 가볍게 따돌리고 이제 토종 OTT 1위 서비스인 티빙과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 오픈마켓 제왕 쿠팡이 OTT 시장마저 다크호스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뭘까.

22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발표한 OTT 서비스·콘텐츠 이용행태 및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OTT별 최근 일주일 이용률은 쿠팡플레이가 15%(4위)로 11.8%(5위)를 차지한 웨이브를 제친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에는 웨이브가 12.4%로 5위, 쿠팡플레이가 6.7%로 9위에 불과했다. 지난해 기준 순위를 살펴보면 유튜브가 78.8%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넷플릭스 54.9%, 티빙이 16.9% 순이다.
[서울=뉴시스]OTT 서비스별 최근 1주 이용률 최근 4년 추이. (사진=KISD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4년간 추이 살펴보니…티빙·쿠팡 빠르게 성장

지난 한해 가장 빠르게 성장한 토종 OTT 플랫폼은 쿠팡플레이다. 쿠팡플레이는 출시 첫 해인 2021년 이용률 6.7%로 9위에 이름을 올렸고 일 년 만에 이용률이 15%로 늘면서 단숨에 4위 자리를 꿰찼다.

티빙과의 간격도 좁혀졌다. 지난해 티빙과 쿠팡의 이용률 차이는 1.9%P에 그친다.

그렇다고 티빙이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티빙은 2019년 이용률 5.6%로 10위에 불과했으나 이듬해 7.8%로 7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그러다 2021년에는 12.5%로 웨이브를 제치고 4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16.9%로 3위까지 올랐다.

반면 한때 가장 유력한 '넷플릭스 대항마'로 꼽히던 웨이브의 경우 성장세가 제자리 걸음이다. 2019년 8.5%로 6위에서 다음해 9%로 이용률이 소폭 증가하면서 순위가 한 계단 올라갔다. 이후 순위는 동일하게 유지했으나 점유율이 2021년 12.4%로 소폭 상승했다 다음해 11.8%로 하락했다.

이처럼 웨이브가 머뭇거리는 사이 티빙에 이어 쿠팡플레이까지 치고 올라온 것이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지표로 보면 보다 확연하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쿠팡플레이의 7월 MAU는 519만명 수준으로 2위인 티빙 522만명과 차이가 3만명 밖에 나지 않는다. 웨이브(401만명)와의 차이는 108만여 명에 이른다.

쿠팡플레이의 약진 배경으로는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꼽힌다. 다른 OTT 경쟁사들이 영화, 드라마 중심의 콘텐츠로 승부를 보는 사이 쿠팡플레이는 스포츠에 집중했다. 주요 경기 스포츠 중계권을 독점으로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무엇보다 국내 유력 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의 멤버십 서비스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쿠팡의 유료 회원을 붙잡기 위한 서비스로 시작하면서 기반을 다졌고 이를 바탕으로 콘텐츠 및 가격 경쟁력을 실현하면서 독자적 서비스로 입지를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웨이브의 경우 시작은 쿠팡플레이와 다소 비슷하다. SK텔레콤 멤버십 가입자를 위한 부가서비스로 시작해 실시간 방송과 각종 VOD를 제공하는 OTT로 주목 받았다. 그러다 지상파 3사와 합작하면서 콘텐츠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신규 유입을 이끌만한 독자적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빙의 경우 KT 시즌과의 합병으로 몸집 자체를 키운 데다 CJ ENM 콘텐츠를 비롯해 자체 제작 콘텐츠에 더해 KT 채널 ENA에서 방영하는 콘텐츠까지 유통하면서 차별화하고 있다.

◆ 하루 이용자 수 티빙>웨이브>>쿠팡…다양한 장르 섭렵해야

다만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OTT가 장기적으로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OTT를 소비하는 이들의 수요가 단순 한 장르에 치중되지 않기 때문이다.

KISDI 보고서에 따르면 OTT로 최근 한 달 동안 자주 본 콘텐츠 장르로는 ‘국내 드라마’가 18.9%, 국내외 뉴스·시사 18.4%, 국내 예능 17.8% 순이다. 이후 영화(11.5%), 해외드라마(9.8%)순이다.

쿠팡플레이의 경쟁력은 스포츠에 집중돼 있어 특정 경기 등의 이벤트가 있을 때 유리하다. 이와 달리 티빙이나 웨이브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와 해외 시리즈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올해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티빙 121만명, 웨이브 103만명, 쿠팡플레이 70만명이다. 매일 OTT를 보는 이용자 수 차이가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OTT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플레이의 경우 후발주자로서 눈에 띄게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다른 OTT에 부족한 스포츠 분야에 강점을 가지면서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하루 이용자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느냐 또한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며 "넷플릭스만 해도 특정 콘텐츠의 경쟁력이 줄어들면 가입자가 빠진다고 하는 만큼 소비자를 유인할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보유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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