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용인·광주 등 전국 후분양 잇따라
"부실시공 우려 감소" 장점 재부각
분양가 높은 편이라 흥행 여부 관심
24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최근 후분양 단지들이 잇따라 공급에 나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다음 달 4일부터 서울 동작구에서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분양에 나선다. 이 단지는 내년 3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단지다.
현대건설이 이날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 광주광역시 북구 신용동 '힐스테이트 신용 더리버'도 내년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밖에 동부건설이 오는 28일 청약 접수에 들어가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용인 센트레빌 그리니에'와 대우건설이 다음달 중 분양 예정인 부산광역시 남구 대연동 '더비치 푸르지오 써밋'는 당장 오는 10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후분양 아파트다.
부영주택이 준공 후 공급되는 아파트로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용원동에 공급하는 '신항 마린 애시앙'도 지난 14~17일 청약 접수를 받고 오는 23일 당첨자 발표를 진행한다. 이 단지는 당장 다음달부터 입주가 이뤄진다.
올 상반기엔 거의 없었던 후분양 단지가 하반기 들어 급증한 것은 그동안 부동산 경기 침체에 분양을 미루던 단지들이 일제히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선분양은 아파트를 짓기 전에 분양을 먼저 진행하고 계약금으로 건설비용을 충당하는 제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인 분양방식이다.
후분양은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주택을 70~80% 지은 시점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단지를 말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이 필요 없어 고분양가 심사를 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선분양보다 높은 분양가를 책정할 수 있어 공사비를 감당할 여유가 있는 조합에겐 유리한 제도다.
후분양제가 분양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건설사가 직접 대출을 통해 건설 자금을 충당하게 되면 이 과정에서 소요되는 금융비용이 분양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최근엔 '부실시공' 리스크가 확산하면서 후분양제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작년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에 이어 지난 4월 GS건설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까지 대형사고가 잇따르자 수요자들 사이에선 '부실시공'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후분양은 아파트를 어느 정도 지은 시점에서 분양을 진행하는 만큼 입주 시기를 맞추기 위한 무리한 공기 단축을 막을 수 있고, 입주자 입장에선 주택 품질을 직접 확인한 후 구입할 수 있다.
이번 대규모 철근 누락 사태도 건설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 관행이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중견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건설업계에 하자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후분양 아파트는 직접 보고 계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실제로 후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지난해부터 건축공정률 90% 달성 시점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시행하는 후분양제를 확대하고 있다.
다만 후분양은 분양부터 입주까지 기간이 짧아 수개월 안에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청약 수요자에게 자금 마련 부담이 큰 점도 있다.
후분양제가 아파트 품질을 담보하는 절대 조건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하자라고 불리는 사안들은 마감공사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마감공사가 진행되지 못한 수준에서 진행되는 후분양제는 건축물의 품질확보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