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오피스텔 수요 아파트로 선회
매매가격·거래량 모두 감소…서울·수도권 오피스텔 마피 매물↑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수익형 부동산으로 한때 각광받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오피스텔 분양 실적과 매매가격 변동률 모두 최근 10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서울과 수도권 일부 오피스텔은 1억원 가까이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를 고금리 기조와 오피스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등의 영향으로 오피스텔로 향한 주택 수요가 위축된 양상이다.
올해 공급 물량과 청약 경쟁률 모두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지난달 18일 기준)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2277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물량이다.
매년 1~5월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2020년 8162건 ▲2021년 7669건 ▲2022년 6139건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올해는 전년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청약 경쟁률도 감소했다. 올해(1~5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4대 1로 나타났다. 이는 관련 정보가 공개된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오피스텔 평균 청약 경쟁률은 지난 2020년 8000여가구 모집에 2만명 넘게 청약하면서 25.2대 1을 기록한 뒤 ▲2021년 4.8대 1 ▲2022년 13.8대 1로 줄었다. 올해는 4대 1로 하락했다.
매매가격 역시 하락세다. 지난 2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전분기 대비 하락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오피스텔 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지난 4월 1일 대비 0.85% 하락했다. 서울은 올해 1분기 -0.81%에서 2분기 -0.55%로, 수도권은 -1.15%에서 -0.78%로 낙폭이 축소됐다. 지방 역시 -1.36%에서 –1.15%로 줄었다. 평균 매매가격은 전국 2억1052만원, 서울 2억6018만원, 수도권 2억2592만원, 지방 1억468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분양가보다 저렴한 '마이너스 프리미엄'(일명 마피) 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서초구 엘루크반포 오피스텔과 서울 송파구 잠실푸르지오발라드가 분양가의 10%인 계약금을 포기한 채 매물로 나왔다. 또 최근에는 서울 동대문구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오피스텔은 분양가보다 8000만원 떨어진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아파트 규제가 대거 풀리고, 고금리 현상이 계속되다 보니 오피스텔을 향한 주택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투자 수요가 위축된 데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주택 수요가 아파트 등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오피스텔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된 점도 한몫했다. DSR 규제 없이 대출이 가능한 '특례보금자리론' 대상에서도 주택법상 주택에 해당하진 않는다. 또 오피스텔도 주거용으로 신고하면 세법상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 하지만 취득세는 업무시설로 인정돼 4.6% 내야한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에 정부의 규제 완화 등으로 오피스텔 수요가 줄고, 당분간 가격 조정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강력한 규제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많았으나, 고금리 기조에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대체 상품을 향한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며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오피스텔을 향한 주택 수요가 줄었다"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가파른 금리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정부의 규제 완화로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아파트로 선회하면서 당분간 오피스텔 가격 하락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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