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7%인 49건은 음주 폭행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손찌검이나 욕설을 하고, 기물파손으로 피해를 입힌 경우가 올해 서울에서만 50번 이상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서울특별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소방활동 방해사건은 총 54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8건에 비해 12.5%(6건) 증가한 수치다.
54건 모두 구급대에 대한 폭행 및 폭언, 기물파손 등으로 확인됐다. 환자 본인에 의한 폭행이 48건(88.9%)으로 가장 많았고, 지인(4건), 보호자(1건), 기타(1건)가 뒤를 이었다.
전체의 90.7%에 해당하는 49건은 음주 폭행으로 분류됐다. 소방재난본부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회식 및 음주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소방재난본부 119광역수사대는 54건 중 39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소방활동 방해 행위는 2020년 78건, 2021년 85건, 2022년 96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현행 소방기본법 제50조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행사해 화재진압·인명구조 또는 구급활동을 방해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구급대원 폭행건의 대다수가 주취자에 의해 발생한다"며 "구급대원 폭행은 최일선에서 시민의 생명보호를 위해 애쓰는 구급대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심한 경우 부상 발생에 따른 소방력 손실을 초래한다"고 전했다.
소방재난본부는 구급대원 폭행 피해 예방을 위해 구급차량 내·외부에 CCTV를 설치하고 폭행대응장비인 웨어러블 캠(목걸이 형태로 신체에 착용 가능하고 사각지대 없이 전·후방으로 촬영하는 도구)을 지급하는 등 소방활동 폭행사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황기석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은 "서울소방은 소방 활동 방해 행위의 근절을 위해 전문 수사체계를 구축하고 예외 없는 법 적용을 통해 시민과 소방관이 모두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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