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피크 고비 넘겼지만 태풍 온다…설비 고장 등 '노심초사'

기사등록 2023/08/09 05:00:00 최종수정 2023/08/09 06:36:05

8일 최대 전력수요 93.7GW…예상치 뛰어넘어

피크 고비 넘겼지만 태풍에 긴급대응체계 유지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는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태풍의 이동경로를 분석하고 있다. 2023.08.07. jtk@newsis.com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를 기록했지만 안정적 예비력 확보로 올 여름 전력피크 고비를 넘긴 전력당국이 긴장감을 놓지는 못하게 됐다. 태풍 카눈의 이동 경로가 내일(10일) 오전부터 우리나라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9일 전력당국 및 발전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8일) 전력수요가 93.8GW까지 높아지면서 기존 예상 최대 전력수요인 93.1GW를 넘어섰다.

지난 7일 오후 4시35분 전력수요가 94.1GW를 기록해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7월7일 여름철 전력최고치 92.9GW를 갈아치웠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이 예상한 전력수요 92.9GW를 훌쩍 넘긴 기록이다. 이는 역대급 폭염 속에 냉방기 사용 급증 등이 원인이다.

전력 예비력이 10GW 이상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전력수급이 가능했다. 전력거래소는 오는 10일 태풍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차츰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태풍 대비가 전력피크보다 예상이 어렵다는 게 문제다. 특히 당초 예상치를 뛰어넘은 전력피크 속에서도 안정수급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지난달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던 1GW급 한빛 2호기가 6일부터 정상 가동에 들어가 극적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태풍으로 설비 고장 등이 겹치면 예상치못한 예비력 부족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산업부와 관계기관은 화력·원자력·양수 등 발전 및 송전 설비의 고장정지 예방활동 및 긴급복구 운영체계 집중 점검에 돌입했다.

갑자기 수요가 급등하거나 발전설비 고장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지 실시간으로 관제하고, 관련 기관과 정부 간 상시 보고체계도 가동 중이다.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기상청에서 관계자들이 제6호 태풍 카눈(KHANUN)의 예상 진로를 살펴보고 있다.  2023.08.08. photo@newsis.com

한전은 예비력 부족 상황에 대비한 단계별 조치사항을 점검하고 태풍 피해 예방을 위한 설비관리 강화와 신속한 복구체계 확립 등에 나섰다. 특히 경영진을 중심으로 전력설비 현장점검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발·송전 설비 정비 전문회사인 한전KPS는 현재 64개 사업장에서 전력수요 대응 및 고장정지 대응활동을 위해 735명의 긴급정비 인력이 24시간 순환 대기 중이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역시 본사에 재난복구지원본부를 운영하고 태풍 피해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면서 응급 복구 지원을 위한 24시간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비상대응체제가 장기화하면서 근로자 안전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온열질환 우려에 강풍·낙뢰 등으로 인한 인명 피해 사고 가능성까지 겹친 것이다.

이정복 한전 사장 직무대행은 "여름철 기상상황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비상대응 준비에 철저를 기해 줄 것"이라며 "특히 안전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작업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원자력발전소 등 원자력이용시설에 대한 비상대응체계도 가동된 상황이다.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긴급 회의를 통해 "지난해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원전이 정지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피해예방을 위해 더욱 꼼꼼하게 현장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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