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결제 시대' 성큼?…페이팔, 스테이블코인 출시

기사등록 2023/08/08 15:31:18

페이팔 "웹3 시대 결제 혁신할 것"

기존 스테이블코인과 차별점은 '규제 우산'

[산호세(캘리포니아주)=AP/뉴시스]2015년 3월10일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있는 PayPal 본사 외부의 간판 모습. 2015.03.10.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으로 결제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미국 온라인 결제서비스업체 페이팔이 지난해부터 준비한 스테이블 코인을 출시하면서다. 특히 미국 규제기관 보호 아래 발행했다는 점에서 최대 리스크인 '파산 가능성'을 보완했다는 평가까지 받는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팔은 7일(현지시간) 자체 스테이블코인 '페이팔 USD(PYUSD)'를 공개했다.

발행 협력사는 팍소스가 맡았다. 팍소스는 글로벌 1위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바이낸스달러(BUSD)와 자체 스테이블코인 팍스달러(USDP)를 발행한 곳이다.

◆스테이블코인 뭐길래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은 이름 그대로 가격이 들썩이지 않고 안정된 가상자산이다. 이를 위해 가치가 달러나 유로 등 법정화폐에 일대일로 연동돼 있다. 이에 가격 변동성이 심한 기존 가상자산과 다르게 분류된다.

이런 특징에 주목한 페이팔은 지난해부터 스테이블코인 출시에 매진해 왔다. 국경을 초월하는 수단인 코인이 웹3 시대의 결제 환경을 혁신하는 데 제격이란 점에서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은 전통 금융시스템에 포함돼 있지 않아 중앙화된 중개 기관 없이도 결제에 활용될 수 있다. 또 기존 결제 수단보다 빠른 속도와 저렴한 수수료가 장점이다.

댄 슐먼 페이팔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출시에 대해 "디지털 통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디지털이면서 달러와 같은 법정화폐와 쉽게 연결되는 안정적인 도구가 필요하다"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디지털 결제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출시는 글로벌 IT 및 핀테크 업체 중 처음이다. 앞서 메타(구 페이스북)가 자체 스테이블코인 '리브라' 발행을 추진한 바 있으나 규제 우려로 무산됐다.

◆규제 우산 누려…"파산 리스크서 보호"

글로벌 대형 결제 업체가 출시한 것 외에 주목할 점이 있다. PYUSD가 미국 규제기관의 감독을 받는 첫 스테이블코인이란 것이다.

페이팔은 규제 우산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최대 리스크인 '파산'으로부터 이용자 자산을 보호할 방침이다. 특히 이 점을 테더 USDT, 서클 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과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월터 헤서트 팍소스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유통되는 스테이블코인의 대다수 점유율은 USDT가 보유 중"이라며 "PYUSD의 차별점이자 경쟁력은 발행을 맡은 팍소스가 뉴욕금융감독국(NYDFS)의 규제를 받는 신탁회사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는 준비금 관리를 비롯해 발행 관련 모든 활동을 감독하는 규제기관이 있다"며 "이는 해당 코인을 보유하는 모든 사람이 뉴욕의 감독 및 규정에 따라 보호받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만약 팍소스가 파산할 경우 NYDFS가 개입해 이용자 자산을 보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페이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PYUSD가 가상자산 업계 전반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에 "페이팔이 PYUSD를 출시한 가운데 현재까지 2600만달러(약 341억7000만원) 상당의 PYUSD가 발행됐다"며 "지금은 규모가 작지만, 규제가 잘 적용된다면 큰 잠재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코인의 주요 특성인 '탈중앙성'을 배제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담 코크란 시니암하인벤처스 파트너 애널리스트는 트트위에 "PYUSD는 출시 초반 벤모(페이팔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가 이후에는 벤모와 페이팔 사이에서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상당히 중앙화된 방식이란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시니암하인벤처스는 블록체인 투자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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