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 넘는 아르헨 겨울, 알래스카에 홍수…美洲 이상기후

기사등록 2023/08/07 16:53:45

평년 기온 15℃ 아르헨티나 30.1℃…81년만에 최고 기록

알래스카서는 빙하 녹아 홍수 발생…집 무너져 '대피령'

[부에노스아이레스=AP/뉴시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기온 30℃를 기록해 81년 만에 8월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즈가 지난 2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부에노스아이레스이 한 공원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2023.08.07.

[서울=뉴시스]이동현 인턴 기자 = 겨울에 두꺼운 패딩 대신 상의를 벗고 일광욕을 즐긴다. 보통의 날씨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최고 기온이 섭씨 30도에 달하면서 81년 만에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아르헨티나 기상청이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이 시기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 기온은 섭씨 15도 정도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8월은 계절상 한겨울이다. 북반구의 2월 날씨와 비슷하다. 하지만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기온은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인 30.1℃를 기록했다. 이는 1942년 기록된 종전 최고 기온인 24.6℃를 크게 웃도는 기록이다.

이번 남미의 폭염은 최근 남미 대륙이 겨울을 나는 중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이 나타나는 현상의 일부이며, 북반구 지역들 또한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고통을 받고 있다.

칠레 기상청의 기상학자인 크리스토발 토레스는 "칠레의 일부 도시가 지난 30년 중 이번 8월 한 달 동안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적인 더위와 같은 기후 변화는 엘니뇨로 인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엘니뇨는 남아메리카의 페루와 칠레 연안에서 일어나는 해수 온난화 현상이다. 반대로 서태평양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은 라니냐이다. 이 두 현상은 지구의 에너지 균형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지만 최근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편차가 커지면서 기후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기온은 3일 예년 기온을 회복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북부와 칠레, 파라과이의 일부 도시는 여전히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아르헨티나 기상청은 전했다.

[서울=뉴시스] 미국 알래스카 멘덴홀 빙하가 녹으면서 홍수가 발생해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미국 CNN이 6일(현지시간) 전했다. 사진은 홍수로 인해 지반이 무너져 떠내려가기 직전인 집의 모습. (사진=영국 BBC 보도자료 갈무리) 2023.08.07.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변화의 영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기 중의 온실가스가 더 많이 남게 된다. 이는 빙하의 녹는 속도를 가속시켜 수면이 상승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 CNN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알래스카의 관광지로 유명한 멘덴홀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기록적인 홍수가 발생해 주택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주 당국은 추기 피해를 우려해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피령을 내린 상태이다.

국립기상청은 "멘덴홀 빙하의 얼음과 물로 차 있는 수어사이드 분지(Suicide Basin)에서 발생한 급류가 멘덴홀 호수로 흘러 들어가면서 호수가 범람했다"고 밝혔다. 또한 호수의 수면이 14.97피트(4.56m)까지 높아지며 2016년 기록된 최고 수위 11.99피트(3.65m)를 갱신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호수의 수위가 최고치를 기록한 뒤 서서히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멘덴홀 빙하와 호수의 수위가 매우 불안정하다"며 모든 시민들에게 호수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것을 당부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례없는 폭염, 겨울에 섭씨 30도가 넘는 이상 기온이 나타나고 빙하가 녹아 홍수가 발생하는 등 각국에서 다양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극단적인 현상은 사람에 의해 발생한 기후변화로 인해 점차 심해질 것이라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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