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한국불교태고종이 위상을 되찾고 포교하려면 태고종 스님들이 젊어져야 합니다."

태고종 제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최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태고종 위상 회복과 포교를 위해 젊은 승려 양성과 불교문화사업단 운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젠 어떤 불교종단이든 상관없이 포교하려면 출가 연령이 낮아져야 합니다."

지난달 신임 총무원장 취임식을 마친 상진스님은 "지금 태고종의 거의 모든 사찰의 출가연령이 높아져서 그 스님들이 젊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포교가 어렵다"고 분석했다.

현재 태고종은 전국 3400여 사찰, 25개 교구, 5대 본사를 두고 있다. 태고종에 소속된 승려나 불자는 1만 여 명이 넘는다. 사찰의 개인 소유를 인정하고 승려의 결혼 문제를 자율에 맡기고 있다. 20년간 태고종 내에서는 크고 작은 내홍이 끊이지 않았다. 총무원장들이 비리와 횡령 등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위상도 실추됐다.

상진 스님은 내홍을 해소하고 종단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선거에서 종단협 서열 2위 복귀를 포부로 밝히며 총무원장에 당선됐다. 취임식에서 상진스님은 "본종의 정통성과 전통성의 위상과 가치를 굳건히 확립해 종도(종단 소속 승려나 불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상진 스님은 종단 인프라를 통한 포교를 위상 회복에 힘으로 믿고 있다. "모든 지방 사찰종무원에서 발생했던 불만, 불평, 부정한 일들을 없애고자 지방 사찰들을 다니며 소통하고 있어요. 그래야 바깥에서도 태고종을 올바르게 봐주지 않을까 생각해요 종도들이 부르면 무조건 달려가 같이 수행정진, 포교방법, 종단 발전 방향에 관해 대화할 것입니다"

또 다른 힘은 태고종의 유·무형문화유산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 봉원사 영산재와 순천 선암사, 국가무형문화재 창원 백운사 아랫녘 수륙재, 경기도 무형문화재 양주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 광주 무형문화재 광주 법륜사 영산재 등을 아우르고 있다.

태고종립 동방불교대학 학생과장, 태고종 총무원 문화부장·교무부장 등을 거친 상진 스님은 선거 때 불교문화사업단 설치와 운영, 지방분권 확립, 교육사업 확대, 승려복지 현실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상진 스님은 불교문화사업단을 총무원장 직속으로 두고 문화재를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산재를 국민이 볼 수 있도록 매년 광화문에서 열리는 문화행사로 발전시키고 선암사에서도 문화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할 계획입니다."

상진 스님은 태고종 소속 사찰 내 유·무형문화재를 발굴할 계획도 세웠다. "우리가 보유한 문화유산을 재조사하고 그 가치를 밝혀서 앞으로 박물관도 만들어 문화유산을 전시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모든 중생을 어루만지고 각 지역의 안녕을 바라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상진 스님은 "문화재 발굴, 문화 행사 개최, 중생들의 문화재 이해 등의 과정을 통해 포교 활동, 대승 교화 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령화 문제가 다른 종교처럼 태고종 포교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상진 스님은 "현재 태고종 스님 평균 연령이 거의 만 65세 정도고 80세 넘으신 스님이 엄청나게 많아졌다"며 "젊은 사람들을 포교하기가 지금 우리 연배로는 좀 어려워요, 내가 20대 젊은이들과 친하게 지내려 하면 꼰대 소리만 듣는다니까요. 허허허"

상진 스님은 "태고종이 혁신하려면 젊고 건강한 포교 활동이 우선 되어야 한다"며 "젊은 출가자들과 함께 포교 활동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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