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시민 살려야"…칼부림 속 시민 구한 '10대 영웅'
기사등록 2023/08/04 09:20:06
최종수정 2023/08/04 09:34:22
위험한 상황 속에서 시민 살핀 윤도일(18)·윤음준(19) 군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경찰이 3일 오후 차량 돌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 인근 인도에서 범행에 사용된 차량 주변을 통제 하고 있다. 피의자 A씨는 경차를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충격한 뒤 내려 역사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파악된 부상자는 차량 충격 4명에 흉기 피해 9명 등 13명이다. 2023.08.03.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김효경 인턴 기자 =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에서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시민 14명이 다쳤다. 이러한 아수라장 속에서도 피해자들을 살리기 위해 애쓴 10대 시민 영웅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고등학생 윤도일 군(18)과 음준 군(19)은 친한 형·동생 사이로, 사건 현장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진 시민의 지혈을 도왔다. 윤 군은 지혈을 하고 음 군은 범인의 동태를 살폈다.
윤 군은 이날 오후 6시쯤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해당 백화점 근처를 지나던 중 야외 광장에 젊은 남녀 2명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이번 사건의 피해자들이었다.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경찰이 3일 오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피의자 A씨는 경차를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충격한 뒤 내려 역사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파악된 부상자는 차량 충격 4명에 흉기 피해 9명 등 13명이다. 2023.08.03. xconfind@newsis.com 윤 군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며 뛰어다녔다. '무슨 일인가'하고 가보니 시민들이 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며 "학생으로 보이는 여성은 혼자 지혈하다 의식이 희미해졌는지 손을 놨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다가가 지혈했다"고 전했다.
또 "남성 분은 스스로 지혈하고 계시는 반면, 여성 분은 너무 많이 다친 것으로 보여 지혈에 나섰다. 백화점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남성의 지혈도 도와주셨다"고 돌이켰다. 윤 군은 또 범인이 다시 올까 두려웠지만 "일단 부상자를 살리고 보자"는 생각으로 30여 분간 지혈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음 군은 "도일이가 지혈하는 동안 범인이 다시 오는지 상황을 살폈다"며 "흉기 든 남성이 다른 장소에 갔다가 다시 1층으로 돌아오는 듯 했고, 그때 현장 경찰이 그 남성을 쫓았다"고 설명했다.
지혈 과정에서 실제 피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이 흉기를 든 채 다가오는 아찔한 상황도 있었다. 윤 군은 "계속 주변을 살피며 지혈하던 중 범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흉기를 든 채 우리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봤다"며 "만약 그 상황에서 범인이 다가오면 대치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윤 군은 부상자의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대신 받아 상황을 설명하고, 그가 도착해 부상자와 함께 구급차에 올라탈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자리를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윤 군은 "평소 구급 대처에 관심이 많아 관련 영상을 보고는 했는데 도움이 돼서 다행이다. 피해자 두 분 다 시간이 갈수록 의식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시고 많이 힘들어하셨는데 꼭 완쾌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성남=뉴시스] 조성우 기자 = 과학수사대가 3일 오후 차량 돌진 묻지마 흉기난동이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한 백화점에서 사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피의자 A씨는 경차를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충격한 뒤 내려 역사 안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파악된 부상자는 차량 충격 4명에 흉기 피해 9명 등 13명이다. 2023.08.03. xconfind@newsis.com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6시 3분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인근 AK플라자 백화점 앞에서 모닝 차량이 인도로 돌진했다. 차에서 내린 최모씨(23)는 백화점 1~2층을 오가며 시민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최씨의 범행으로 다친 사람은 14명(흉기 9명·자동차 충격 5명)이며, 이 중 12명이 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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