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오는 8월11일~9월9일 매주 금·토요일(9월1~2일 제외)에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세종썸머페스티벌 : 그루브'를 개최한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3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광장이 만들어지고 광장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책 읽는 마당, 물놀이장, 때로는 집회에도 활용되는데 우리는 이곳을 클럽으로 만들 생각"이라고 했다.
안 사장은 "지난 3년여간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왔고,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광장이 들어섰다"며 "코로나 이후 예술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고, 세종문화회관에 주어진 역할도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호상 사장은 대화형 AI 인공지능 챗봇 '챗GPT'의 도움을 받아 축제 주제를 선정했다. 안 사장은 "챗GPT에 축제 이름을 어떻게 정할까 물어봤더니 '그루브'를 추천하더라"고 소개했다.
세종썸머페스티벌 '그루브'는 오는 8월11~12일 안은미컴퍼니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로 막을 올린다. 현대무용가이자 안무가인 안은미가 이끄는 안은미컴퍼니의 대표작으로, 야외에서 공연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은미는 "공연의 클라이맥스는 많은 관객들이 무대에 올라와 함께 춤 추는 것"이라며 "어르신들은 물론 어린아이와 엄마들까지 3대가 함께 노는 클럽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디스코 익스피리언스는 DJ코난을 주축으로 디구루, 와우, 그리드, 알티알피, 포토그래퍼 스틸엠45이 참여하는 단체로, 디스코를 뼈대로 한 모든 장르를 다루는 국내 최고 디스코 뮤직 크루다. DJ코난은 "디스코는 남녀노소 친숙한 장르"라며 "젊은 친구들만의 놀이문화인 클럽의 춤과 음악을 3대가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바가지 바이펙스써틴은 "지나가던 시민들도 우연히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야외공연의 매력"이라며 "잘 모르던 분들도 '디제잉이 재이밌고 쉽다'고 느끼고 열광적이고 환상적으로 공연을 즐기게 하겠다는 생각"이라며 "광장에서 한국을 처음 찾은 관광객들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8월25일에는 한여름에 패딩을 입고 즐기는 이색 공연이 펼쳐진다.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창작 신작 '클럽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드레스코드를 '패딩'으로 정했다. 80여 명의 시민(성인)들을 모집해 워크숍을 거친 후 공연에 함께 할 예정이다.
김보람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예술감독은 "서울시내를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늘 이 도시가 클럽이 되면 멋지겠다는 생각을 해왔다"며 "서울은 제일 핫한 도시니까 핫한 클럽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으로 패딩을 입고 즐기는 공연을 준비했다"고 했다. 그는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지 않느냐"며 "저는 누구보다도 더 두꺼운 패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오시면 좋을 것 같지만 더운날 패딩을 입고 얼마나 많이 오실 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클럽 하면 줄서는 맛 아니냐. 많이 오셔서 1시간 정도 줄도 섰으면 좋겠다"고 했다.
9월8~9일에는 서울시오페라단 '카르멘'이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운다.카르멘은 조르주 비제가 작곡한 4막의 오페라 코미크로, 불같은 성격을 지닌 아름답고 유혹적인 집시여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서울시오페라단은 이 공연을 야외무대에 올리기 위해 작품을 70분 가량으로 압축하고, 대사로 연결해 스토리가 끊기지 않도록 했다. 또 QR코드를 활용해 스마트폰으로 대사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사전 모집된 120여 명의 시민들도 연습·워크숍 과정을 거쳐 합창단, 무용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박혜진 서울시 오페라단장은 "공연장은 800석 규모로 준비했지만, 광화문에 영상을 크게 즐길 수 있는 미디어파사드들이 많다"며 "공연장 외에도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장소에 방석 등을 준비해 유모차를 끌고 오거나 반려견을 데려오는 분들도 편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종썸머페스티벌: 그루브'의 모든 공연은 무료다.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공연 3일 전까지 관람을 신청할 수 있다. 사전 신청하지 못한 현장 방문객들을 위한 좌석도 운영된다.
안호상 사장은 "이번 축제는 코로나로 활동이 위축됐던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해 창작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팬데믹으로 갇혀 있던 시민이 예술로 만나고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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