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후진국형 부실공사 지속…전쟁 선포"
서울시, 민간 건설사에 동영상 기록관리 제안
서울시의 의지는 오세훈 시장의 발언에서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9일 민간 공동주택 재개발 지역인 동대문구 '이문3구역'을 찾은 오 시장은 "최근 부실 공사 사건을 계기로 현재 진행 중인 공사 현장이 모두 다 불신의 대상이 돼 버렸다"면서 '순살자이', '통뼈캐슬'을 언급했다. '순살자이'는 규정된 철근을 다 사용하지 않은 GS건설을, '통뼈캐슬'은 철근이 외벽에 드러난 롯데건설을 비꼬는 단어들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 시장은 "후진국형 부실공사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는 초심으로 돌아가 부실시공 제로를 목표로 부실공사와의 전쟁을 선언한다"고 했다.
오 시장의 거침없는 표현들은 그만큼 부실공사가 우리의 삶에 밀접하게 파고들었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아파트 건설 현장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1월에는 영등포구 도림동과 구로구 신도림역을 연결하는 도림보도육교가 주저앉는 일이 발생했다. 새벽 시간 벌어졌기에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사고였다.
서울시 감사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도림보도육교는 특허공법을 적용하겠다는 계약과 달리 실제 설계도서는 일반공법으로 작성해 납품하는 등 설계부터 관리까지 모두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는 고발 5건, 영업정지 2건, 입찰참가제한 2건, 업무정지 1건, 손해배상 1건, 주의 1건 등 총 12건의 업체 행정처분을 영등포구청에 통보했고 관련자 18명에게 주의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100억원 이상 공공 건설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동영상 기록관리를 시작했다. 지난 25일 민간 건설사 64곳의 관계자 27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서울시·민간건설사 동영상 기록관리 설명회는 지난 1년 간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시의 동영상 관리 제안에 도급순위 상위 30개 건설사는 모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는 참여업체에 표창 수상과 부실벌점 경감 등의 인센티브 제공까지 구상 중이다.
다만 현장 적용 시기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방대한 데이터 관리 문제와 인력 추가 투입 등에 따른 비용 부담 문제 등을 우려하고 있어 실제 도입과 원활한 운영이 이뤄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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