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어 7월도 '청약 제로' 단지 나와
지방 악성 미분양 계속 늘어 '경고등'
지난 18~19일 분양에 나섰던 경남 남해군 '남해 타운하우스'의 1·2순위 청약 성적표다.
서울 등 수도권과 달리 분양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지방에선 미달 사태를 넘어 청약 신청자 단 1명도 없는 '청약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초 경남 밀양시에서 분양한 '수에르떼 밀양'도 1·2순위 45가구 모집에 청약자 '0명'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남 뿐만이 아니다. 울산, 제주, 충북 등에서도 '파리 날리는 수준'의 참담한 성적표가 잇따른다. 지난 11~12일 348가구를 분양한 울산 북구 신천동의 '유보라 신천매곡'는 청약자가 24명밖에 나타나지 않았다.
제주시 일도이동에서 신청을 받은 '유피테르 6차'도 40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11명 뿐이었고, 충북 보은군 보은읍에서 분양한 '보은 대신 센텀캐슬' 역시 59가구 모집에 4명이 신청하며 충격적인 상황을 맞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 6월 말 현재 5만8066가구다. 전달 5만9757가구에 비해 2.8%(1690가구) 줄어들었지만 예년보다 분양이 적어서 나온 착시효과에 가깝다. 시장에 나오는 물량 자체가 적다 보니 나타나는 현상이다. 분양 물량이 늘면 언제든 다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영도 다올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나타나는 미분양 감소는 역대 최저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감소한 분양물량이 주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7276가구로 전월 7067가구에 비해 3.0%(209가구) 늘어났다.
분양 침체는 지방으로 갈수록, 중소도시로 갈수록 더 심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입지가 뛰어나거나 개발 호재 등이 있는 단지가 아니라면 지방에서는 관심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준공 후 미분양이 계속해서 늘어나며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백광제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방을 중심으로 준공 후 미분양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며 "하반기 이후는 미입주 리스크가 부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 대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는 지방 미분양 상황을 심각하게 판단하지 않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3일 열린 간담회에서 "미분양도 가격이 내려가면 거래가 성사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대책을 요구하기 이전에 건설사들이 먼저 가격을 내려서 미분양을 해소하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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