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가격 상승, 특정 지역 곡물 부족 등 초래"
"서방 국가가 러시아 요구에 조치 취해야 한다"
"스웨덴 조치 따라 행동…튀르키예, EU에 활력"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흑해 곡물수출협정 중단으로 대규모 이주 행렬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신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로 변화를 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스웨덴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촉구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알자지라, 타스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서아시아 국가 방문 일정을 마친 뒤 귀국 항공편에서 "흑해 곡물협정 종료는 세계 식량 가격의 상승부터 특정 지역에서의 (곡물) 부족에 이르는 일련의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잠재적으로 새로운 이주 물결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흑해 곡물길을 유지하는 데 찬성하지만 서방 국가에 어느 정도 기대를 갖고 있다"라며 "서방 국가가 러시아의 요구에 어떤 조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다음 달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통해 흑해 곡물수출협정을 복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이 문제를 철저히 논의함으로써 인도주의적 노력을 지속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지난 18일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의 교류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흑해에서 곡물 수출선의 항행 안전을 보장하는 흑해곡물협정을 맺었다. 연장을 거듭한 협정은 지난 17일을 기해 만료됐다.
러시아 측은 러시아 은행 결제 차단, 국외 자산 동결, 국내 농산물·비료의 세계 시장 배송 차단 등을 이유로 곡물수출협정을 연장을 거부했다. 또 해당 협정을 통한 수출 곡물이 아프리카 빈곤 해소 등 인도주의 방식으로 쓰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해당 식량의 아프리카 등 저소득 국가의 식량난 해소 등을 위해 흑해에서 우크라이나 선박의 항행을 보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분 53%가 중국, 튀르키예, 이집트, 수단 등으로 향했다. 흑해협정을 통해 1년 동안 3300만t가량의 우크라이나 곡물이 수출길에 올랐다.
아울러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위해 행동을 보일 것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스웨덴은 테러리스트 조직을 퇴치하고 테러리스트를 인도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이는 튀르키예에 매우 민감한 주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 신청이 의회에 제출되면 의회 일정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협상 중 스웨덴 측이 한 약속과 보장을 따를 것이다. 우리는 스웨덴이 취할 조치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튀르키예는 나토에서 두 번째로 강력한 군대를 보유해 실질적으로 나토의 원동력이다. 튀르키예가 유럽연합(EU)에 가입하면 EU에 활력과 힘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약속과 보장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10일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동의하고 나섰다. 그는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튀르키예는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위한 의회 비준이 휴회기를 마친 10월 이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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